국민 속으로 다가가는 이천호국원

시민일보

siminilbo@siminilbo.co.kr | 2026-06-03 12:23:14

  국립이천호국원장 류동년



짧았던 봄이 지나고 국립이천호국원의 자연에 여름을 준비하는 풍경이 완연하다. 아이를 동반한 참배객들이 밝은 웃음을 지으며 묘역뿐 아니라, 태극기가 가득한 태극 동산과 무궁화 사이를 거니는 일도 더 많아졌다. 늘어난 참배객들에게 새로 단장한 건물과 전시실을 선보일 수 있어서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이곳을 더 잘 관리해야겠다는 책임감도 느껴진다.

우리나라를 떠올릴 때 태극기와 무궁화가 가지는 위상은 남다르다. 국가기념일이나 각종 행사는 물론, 국제 스포츠 등의 대회에서도 국위를 선양하면 태극기를 게양하고, 애국가를 부른다. 우리 민족의 얼과 염원을 담은 태극기의 태극 문양은 우주 만물이 음양의 조화로 인해 생명을 얻고 발전한다는 진리를 내포하고, 건곤감리는 우주의 원리나 자연과의 조화를 상징한다. 무궁화는 영원히 피고 또 피어서 지지 않는 꽃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고, 옮겨 심거나 꺾꽂이에도 잘 자라고 공해에도 강해 우리의 무궁한 발전과 번영을 기원하는 마음을 잘 나타내 준다.

국립이천호국원은 진입 도로에 무궁화를 식재했고, 호국원 울타리는 태극기 물결을 이루었다. 또한, 호국원 내부에는 무궁화동산을 조성하고, 주변 산림지역과 연계한 호국원 둘레길을 만들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유공자를 추모하는 신성한 곳임을 알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방문객의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변모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호국전시실에는 최신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한 현대적 전시 기법을 도입하여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는 스토리텔링과 전시 환경을 만들어 국민과 소통하는 역할을 한다. 전시실은 나라를 위해 헌신한 호국영웅들에게 영광을 바치고 그들의 희생으로 지켜진 대한민국의 가치를 미래의 유산으로 전하는 공간이다. 세대와 시대의 경계를 허물고 이어주는, 영웅들과 관람객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전시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어린이체험관을 별도로 마련하였다. 어린이들이 놀이와 체험활동을 통해 호국영웅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새기고, 미래세대가 지켜나가야 할 소중한 역사를 배우는 등 나라 사랑 정신을 함양하도록 했다.


이처럼 국립이천호국원은 국립묘지의 엄숙한 추모 공간으로의 역할을 넘어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청소년, 일반 국민 누구나 찾고 싶은 호국 테마공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2017년 4월 국가유공자 5만 위 안장이 완료되었고, 수도권에 소재하여 방문이 용이한 국립이천호국원으로의 안장을 희망하는 유가족의 간절한 염원을 담아 실내 봉안당 5만기 증설을 추진하여 2025년 준공하였다. 2025년 7월 7일 국가유공자 안장을 재개한 이후 1년여 만인 2026년 6월 기준으로 배우자를 포함하여 유공자 약 1만여 위를 모시게 되었다.

참전유공자의 고령화는 물론, 소방 및 경찰공무원 등으로 안장 대상이 확대되어 이천호국원으로 안장하려는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손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희생한 호국영웅들의 공훈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한 국가유공자 안장 서비스 향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이천호국원에서는 평일, 주말, 공휴일, 명절을 가리지 않고 매일 유공자들의 안장을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명절 연휴에는 호국원 직원들이 무연고 묘소에 참배하고 호국원 방문이 어려운 유가족을 대신해 헌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유골이 없는 유공자의 위패를 봉안하기 위해 향후 위패 봉안탑을 추가로 마련하는 등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에 소홀함이 없도록 세심하게 살펴볼 것이다.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보훈을 실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한다. 일상에서 우리가 누리는 평화는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영웅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그분들의 헌신을 기억하고, 그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아 미래세대에 소중한 자산으로 전승해야 할 것이다.

태극 동산을 지나는 길에 밝은 얼굴로 사진을 찍는 가족 참배객을 만났다. 유가족들의 얼굴에는 나라를 위해 희생한 조상을 좋은 곳에 모셨다는 자부심이 보였다.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그리며 웃고 있던, 초등학생 또는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은 아직 그러한 대의를 이해하기엔 어린 나이일 것이다. 그럼에도 가족과 함께한 시간 속에 어렴풋이나마 이곳의 경험을 살려, 호국보훈의 가치를 마음에 새긴 삶을 살아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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