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비속어 논란 놓고 홍준표 유승민 엇갈린 행보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2-10-03 12:47:46
김근식 "柳, 국민이 개 돼지? 과한 표현...애정없는 직언"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둘러싸고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홍준표 대구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의 엇갈린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유 전 의원이 "국민을 개 돼지로 취급하는 코미디를 중단하고 깨끗하게 사괄하라"고 윤 대통령을 겨냥해 날을 세우자 홍 시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야 같다. 내부를 흔드는 탄핵 때 같은 세력이 또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정면으로 받아치는 등 견해차가 상당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난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을 지낸 현근택 변호사는 3일 "결국은 윤석열 대통령을 어떻게 볼 거냐가 문제"라며 "그러니까 홍준표 대구시장이 윤석열 대통령 좋아서 이런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한 현 변호사는 "(홍시장) 본인 입장에서는 TK에서 지지세력을 확보해야 그 다음에 뭘 도모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홍 시장의 ‘유승민 때리기’를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전략적 행보로 해석했다.
 
실제 홍 시장은 대선 경선 때 국민 여론조사에서 10%p 이상 이겼지만, 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22%p 넘게 패하면서 윤 대통령에게 최종 후보 자리를 내준 바 있다.
  
반면 김근식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은 "국민을 개돼지로 본다는 유 전 의원 발언은  표현이 과했다"며 "애정을 갖고 직언하는 것하고 애정이 없는 채로 직언하는 것은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받아들이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은 "개혁적이지도 않은 사람들이 입으로만 내세우는 개혁보수 타령 이제 그만해라, 지겹다"며 윤 대통령을 겨냥해 연일 포문을 열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을 겨냥했다.  지난 1일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요즘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박근혜 탄핵 전야 같이 우리 내부를 흔드는 탄핵 때 같은 세력이 또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 일까요?"라며 탄핵 사태를 주도했던 유 전 의원을 직격했다.
 
특히 홍 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민주당과 합작해 끌어 내린 것이 과연 옳았을까"라며 "같은 보수 진영에서 내부 분탕질로 탄핵사태까지 가고 보수 궤멸을 가져 온 것은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라고 화두를 던지고 나섰다.
그러면서 "그걸 개혁보수로 분칠하면서 좌파정권 집권에 앞장 서고, 좌파정권 내내 같은 보수정당인 우리 당만 집요하게 공격한 것은 용서가 되는 걸까, 이 사람들이 이제 갓 출범한 윤석열 정권을 또 흔들어 무엇을 노리는 걸까"라고 지적했다.
또한  "대통령의 문제발언 직후 수습책으로 참모진들에게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정면 돌파하라고 조언했는데 대통령께서 내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정면 돌파하는 것을 보고 나는 침묵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며  "입으로만 개혁을 외치는 사람들이 개혁정책을 수립한 것을 본 적도 없고 실천하는 것을 본 일도 없다"고 윤 대통령 비판 세력과 자신을 차별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했다.
 
앞서도 홍 시장은 전날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 청문홍답 코너에서도 '유 의원이 그나마 옳은 소리를 한다'는 댓글에 "대통령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침묵하는 게 도와주는 거 아닐까요"라고 답변했다.
 
또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받은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 당 윤리위원회의 추가 징계를 논의할 때도 홍 시장은 당내 주류와 비슷한 입장을 취했다.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더이상 이준석 신드롬은 없다. 당랑거철(螳螂拒轍·무모한 행동)에 불과하다”(8월 15일), “표현의 자유라고 하더라도 그 내재적 한계를 넘어서면 해당행위를 이유로 징계 제명된 전례도 있고, 그 제명의 합법성과 정당성을 인정한 법원의 판례도 있다”(8월 19일) 등 연일 이 전 대표에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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