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이전 관련 尹 측 입장 표명 정면 반박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2-03-17 12:59:45
김은혜 "비서동에서 집무실까지 상당 시간 소요...효율 높여야"
탁현민 “뛰면 30초 걸으면 57초”...박수현 “1분 내 뵐 수 있는데”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현 청와대 비서동과 집무실 이동에 상당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이유로 밝힌 데 대해 17일 청와대 관계자들이 반박에 나섰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비서동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까지 이동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김은혜 대변인의 말을 들었다"며 "그러나 대통령 집무실을 비서동으로 옮긴지 5년이 됐다"고 적었다.
탁 비서관은 "그 말을 듣고 제가 직접 조금 전에 시간을 확인했다"라며 "그 소요시간은 뛰어가면 30초 걸어가면 57초로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야유를 보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같은 날 오전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 "이전하는 이유가 현재 청와대가 집무실과 비서실이 떨어져 있어서 비효율적이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며 "대통령은 본관에서 근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때는 거기(본관)에서 하셨던 것 같은데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비서실과 집무실 거리를 없애기 위해서 본관 근무를 마다하고 비서동으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찾으시면 1분 안에 대통령을 뵐 수 있는데, 집무실과 비서동이 멀리 떨어져 있어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이전한다는 논리는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지만, 현재와 전혀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앞서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지금의 청와대 구조는 국민보다는 대통령에 더 집중하는 구조"라며 "비서동에서 대통령의 집무실까지 올라가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 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1분1초도 허투로 버리지 않겠다고 한 만큼 대통령과 비서진, 국민이 특별한 거리를 두지 않고 실시간으로 신속하게 민생을 해결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선 기간 중 윤 당선인은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 광화문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약했다.
최근 새 집무실 후보지로 서울 광화문의 정부서울청사와 외교부 청사, 용산의 국방부 청사 등 3곳이 윤 당선인에게 보고됐으나 용산 국방부 청사로 사실상 낙점 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이 집무실로 국방부 청사를 택한 데엔 광화문으로 집무실을 옮길 경우 경호나 의전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렵고, 특히 주변 시민들에게 민폐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대통령 집무실을 국방부 청사에 만들고, 주변의 용산 미군기지 부지를 신속히 공원화한 뒤 이를 집무실 일대와 연결해 미국의 백악관 주변처럼 ‘프레지덴셜 에어리어’(presidential area)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관저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외교장관 공관 등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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