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대행까지 ‘줄 탄핵’ 한다고?
고하승
gohs@siminilbo.co.kr | 2024-12-29 13:01:11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만면에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로 돌아가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아마도 자신의 말을 거역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에 스스로 희열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힘의 과시가 역풍을 초래할 것이란 생각은 미처 못했던 모양이다.
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했을 때만 해도 국민의 전폭적 지지가 있었다.
그러나 무리한 한덕수 권한대행 탄핵 이후 역풍이 불기 시작했다. 민생은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정권 탈환만을 노리는 이재명 대표의 폭주를 좌시해서는 안 된다는 국민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분출하고 있다.
보수층이 결집할 뿐만 아니라 중도층마저 민주당과 이재명에게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앞서 한 권한대행 탄핵안은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00명 중 192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192표로 가결됐다.
대통령 탄핵에 이어 권한대행을 맡은 총리까지 탄핵 돼 직무가 정지된 건 헌정 사상 처음 사례다. 가결정족수마저 제멋대로다.
법적으로 해석했을 때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정족수는 200명이다. 이건 상식이다. 그런데 민주당 출신 우원식 국회의장이 가결정족수를 151명이라고 우기면서 이를 밀어붙였다. 국회의장이 민주당 ‘국회 출장소장’으로 낙인이 찍힌 것은 그래서다.
한덕수 권한대행이 탄핵을 당한 이유는 이재명의 요구에도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민주당의 아버지’이자 ‘신의 사도’라는 이재명 대표의 말을 거역했다는 게 탄핵의 이유다.
그러면 최상목 권한대행의 권한대행마저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민주당 관계자는 조금도 망설임 없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으면 탄핵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한마디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으면 국무위원을 모두 '차례차례'로 탄핵하겠다는 의미이다.
감히 이재명 대표의 말을 거역하면 그 누구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엄포로 들려 등골이 오싹할 지경이다.
사실 한덕수 권한대행이 ‘대행의 한계’를 거론하며 여야 합의 없는 임명은 어렵다고 밝힌 마당에 최상목 대행의 대행이 그 한계를 뛰어넘는 재판관을 임명하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
그다음에 누구라도 한덕수 대행과 같은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탄핵 협박에 굴복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는 순간 ‘역사적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탄핵을 남발하겠다면 한번 해보라.
이미 민주당은 29번이나 탄핵을 남발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 분노가 임계점에 이르렀다. 폭발 일보 직전이다.
심지어 윤석열 탄핵을 지지했던 사람들마저 지금은 “오죽했으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했겠느냐”라며 동정하는 분위기마저 감지되고 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다.
이재명 대표 한 사람의 방탄을 위해 민주당이 탄핵을 남발하면 할수록 국민은 민주당에 등을 돌릴 것이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되레 면죄부를 주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다시 한번 경고한다.
한덕수 대행의 탄핵으로 돌아서기 시작한 민심을 다스리지 못하고 최상목 탄핵까지 강행한다면 민심은 폭발할 것이다. 그건 화약을 들고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것과 같다. 이재명 방탄은커녕 민주당이 침몰하는 참혹한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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