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규-이준석, 이전투구 폭로전에 ‘눈살’

여영준 기자

yyj@siminilbo.co.kr | 2022-02-24 13:19:26

이태규 “합당은 단일화 해결 후 논의…安, 윤과 풀 문제라 했다”
이준석 “저쪽에서 安 출마포기 하되 합당 안하는 방향으로 문의”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의 이전투구식 폭로전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지지층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지지층 모두 눈살을 찌푸리는 분위기다.


이태규 본부장은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준석 대표가 자신에게 2월초 안철수 후보 사퇴를 전제로 한 합당 제안사실을 공개하며 "단일화 문제가 먼저 해결된 후에 부수적으로 합당을 논의할 사안이지 합당이 주가 돼서 단일화 문제가 풀어질 수는 없다"라고 밝혔다.


이는 안 후보가 사퇴는 하되 합당은 안 하는 방향을 국민의힘에 타진해와 이 본부장을 만났고, 합당이나 종로 출마 거론 등은 단일화 후 안 후보의 정치적 위상을 보장하기 위한 당 대표 차원의 고민일 뿐이지 단일화 논의는 아니라고 선을 그은 이 대표의 주장과는 배치된다.


이 본부장은 "안 후보 역시 합당은 단일화와 연동된 문제여서 이건 윤 후보와 당신이 알아서 풀 문제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합당 제안 사실을 폭로한 것에 대해 "이 대표 제안으로 보면 이제 국민의당은 합당 대상인데 계속해서 안 후보에 대해 모멸적인 비방을 계속해왔다. 그러면 도대체 합당을 해야할 대상한테 이러는 이유가 뭐냐, 또 안 후보를 사퇴시킬 수 있다는 얘기도 국민의당에서 있었다 이런 얘기를 하니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합당을 제안하면서 안 대표를 비방하는 이중플레이 이유가 뭐냐, 이 대표의 본심은 뭐냐 이걸 공개적으로 물어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합당 얘기는 대표로서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단일화와 합당이 따로 떨어져 가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같이 갈 사람(안철수)을 욕하고 비난하고 깔아뭉개어서 누구도 얻을 게 없다"라며 "여기에 대한 지지자들의 피로감이 굉장히 크고 본인(이준석)한테도 도움이 안된다. (이 대표의)신선한 기대감이나 좋은 이미지를 많이 깎여 먹고 있을 거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안철수 후보간 통로가 열려 있다고 보나'라는 질문에는 "필요하면 연락은 할 수 있지만 지금 연락할 상황이 아니지 않나"라고 답했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제기해서 나온 회동 가능성 보도에 대해선 "그야말로 생뚱맞은 보도"라며 "서병수 의원과 안 후보가 통화한 건 안 후보에게 동기가 전화해서 받은 거고 만나자고 한 건 선거 후에나 한번 보자고 한 거다“라고 일축하면서 ”정치인이 보자는데 내가 왜보나 이렇게 답할 순 없는 거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단일화 가능성은 끝인가'라는 질문에는 "안 후보께서 완주하겠다 했기 때문에 저희 캠프는 그 기조에 맞춰 선거운동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준석 전날 오후 6시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 측과의 단일화 논의과정에 대해 ‘이달초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 선거대책본부장과 1대 1로 만났으며, 그때 이미 안철수 후보에 대한 배려와 예우 의사를 밝혔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대표는 회견에서 “(국민의당) 모 인사가 ‘안철수 후보의 출마포기 및 지지선언은 하되 합당은 안 하는 방향으로는 이준석 대표의 생각이 어떠냐’는 문의를 당 대표인 저에게 해와 저는 합당이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단일화에 대해서는 후보가 전권을 가지고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만, 합당에 관한 이야기는 당의 영역”이라며 “저는 작년부터 합당에 대해서는 일관된 이야기를 했다. 합당할 것이면 해야하고 당명 바꾸는 것 외에는 다 열려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안철수 대표 측의 의사 전달체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공식적인 경로로 국민의당의 총괄선대본부장인 이태규 의원에게 직접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따로 만났다. 이 과정에서 이태규 의원의 불편할 수도 있는 사정을 고려해 배석자 없이 여의도 모처에서 단둘이 만났다”라고 밝혔다.


이어 “저는 이미 몇 차례나 선거과정에서 안철수 후보가 이번에 출마를 접는다면 지방선거 등에서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선거과정에서의 합당까지 마무리 지어져야 한다고 언론에서도 이야기했다”라며 “저는 당 대표 취임 이후 지명직 최고위원 한자리는 상당기간 임명하지 않고 국민의당과의 합당논의 과정에서 비워놨다. 그 연장선상에서 양당이 합당하면 지도부 구성에 있어서 기존의 배려를 유지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국민의당 측의 인사들이 공정하게 합당 이후에도 지방선거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그래서 여느 당의 합당절차처럼 국민의당 출신이 조강특위 위원과 공천심사위원회에도 배치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문 낭독 후 이어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윤석열 후보와는 합당에 대해 상의한 바 없다”라며 “후보 단일화는 제 권한 밖이기 때문에 이 상황(이태규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논의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안 후보 측이 제안한 여론조사 방식 단일화에 대해서는 “경쟁방식 단일화에 대해서는 가당치 않다는 표현을 썼다. 국민의힘 당세와 국민의당 당세, 다자구도에서의 지지율 격차를 봤을 때 가당치 않다는 표현을 썼다”라고 선을 그었다.


자신이 안 후보의 부산시장 출마를 보장할 것이라고 제안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산시장은 경쟁적 경선으로 공천을 할 것”이라며 “민주당 부산 지역 다선 의원 중심으로 부산시장에 도전하는 분들이 있을 거다. 그런 분들 지역구에 도전하라고 말씀드렸다. 물론 안 후보가 도전해도 경선할 거다. 그 원칙에 예외는 없다. 이태규 의원이 왜 오해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앞서 이태규 본부장은 기자회견에서 “2월초 이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합당 제안을 받았다”며 “취지는 (안 후보가) 빨리 사퇴하고 대선 후에 국민의당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특례조항을 만들어 최고위원회 공천심사에 참여를 보장하겠다는 제안이었다”고 폭로했다.


이 본부장은 “이 대표 취지를 단일화 목표를 공동정부가 아닌 합당, 윤 후보가 아닌 자신과 하자는 제안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