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어려움’을 ‘실천 가능’으로 바꾸다… ㈜에이치알엠(HRM)의 에코야 얼스가 만든 변화

김민혜 기자

issue@siminilbo.co.kr | 2025-10-28 13:22:48

 

 

환경부가 2027년 멸균팩 분리배출 제도화를 발표한 가운데, 실제 재활용률은 2%에 그치고 있다. 이는 멸균팩에 표기된 ‘재활용 어려움’ 문구가 오해를 불러일으킨 결과다. 복합 재질로 인한 기술적 어려움을 의미했지만, 소비자들은 ‘재활용이 불가능하다’고 해석하며 일반쓰레기로 배출해왔다.

이에 따라 (주)에이치알엠(HRM)은 시민이 참여하고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는 멸균팩 수거 앱 ‘에코야 얼스(ECOYA Earth)’를 공식 출시했다.

해당 앱은 사용자가 멸균팩을 세척해 건조한 뒤 앱으로 수거를 신청하면 HRM의 청주 ECC로 운반되어 선별·가공 과정을 거친다. 이곳에 모인 멸균팩은 자원순환되어 갈색 재생 휴지나 핸드타월 같은 실생활 제품으로 다시 태어난다. 재활용품을 단순히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내가 배출한 자원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순환 경험’을 실현하는 것이 에코야 얼스의 핵심이다.

에코야 얼스는 일반적인 수거 서비스와 달리 ‘직접 순환’을 실현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대부분의 수거 시스템은 수거 이후 자원의 이동 경로나 재활용 과정을 확인하기 어렵지만, 에코야 얼스는 HRM이 보유한 자원순환 인프라를 통해 수거부터 재가공까지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연결한다. HRM의 수거 데이터를 보면, 2024년 5월부터 2025년 9월까지 에코야 얼스를 통해 회수된 멸균팩은 총 23,574kg(약 196만 장, 190ml 기준)에 달한다. 이와 함께, 청주 ECC에서는 자원으로 회수된 멸균팩이 총 666,200kg(약 5,551만 장) 규모로 집계되었고, 전체적으로 HRM 기준 총 68만 9,774kg(약 5,747만 장)이 재활용을 위해 수거됐다. 이러한 성과는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순환 플랫폼과 산업형 인프라가 함께 작동할 때 가능한 HRM의 통합 시스템이 만들어낸 결과다.

특히 에코야 얼스를 통해 자원순환에 참여하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탄소중립실천포인트’ 제도와의 연계를 통해 탄소중립실천포인트도 함께 지급된다. 이는 사용자가 멸균팩을 수거 신청하고 인증할 때마다 실제 탄소 감축 효과가 데이터로 환산되어 포인트로 지급되는 제도로, 시민의 친환경 행동이 눈에 보이는 보상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에코야 얼스는 이렇게 ‘얼스 크레딧’과 ‘탄소중립실천포인트’를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일상 속 친환경 실천을 지속 가능한 습관으로 확장하고 있다.

 

  HRM이 이러한 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든든한 조력자가 있다. 바로 글로벌 포장재 기업 테트라팩(Tetra Pak) 이다. 테트라팩은 HRM의 멸균팩 순환 사업을 지원하며, 자원순환 참여율을 꾸준히 높일 수 있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HRM은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자체 및 기업과의 협업도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메이커스, 한국도로공사, 경기도 어린이집 등과 함께 멸균팩과 종이팩 수거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으며, 각 프로젝트별 성과를 데이터화하여 탄소중립 지표로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도에서 추진 중인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에도 참여하며, 시민의 친환경 행동 데이터를 실질적인 기후소득으로 환산하는 모델 구축에도 함께하고 있다.

에코야 얼스 관계자는 “멸균팩은 결코 재활용이 불가능한 자원이 아니다. 오해를 바로잡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시민이 직접 순환의 주체가 되는 것”이라며 “에코야 얼스는 제도보다 앞서, 시민이 환경정책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길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야 얼스는 버려지는 자원의 끝에서 다시 시작되는 새로운 소비의 형태이자, 시민이 참여로 만들어가는 순환경제의 시작점이다. ‘재활용이 어렵다’는 말이 ‘다시 쓰이는 건 당연하다’는 상식으로 바뀌는 사회, 그 변화를 HRM과 에코야 얼스가 앞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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