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돈봉투’ 살포 의혹 송영길 책임론 집중 제기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3-04-20 13:54:46

유인태 “버틸수록 사람만 추해진다" 정계 은퇴 주문
宋, '조기 귀국' 질문에 "수업이 있어 들어가야겠다"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이정근 녹취 파일'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정황에 힘이 실리면서 궁지에 몰린 더불어민주당이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한 책임론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는 등 본격적으로 선긋기에 나선 모습이다.


실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개 사과에 이어 소속 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송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촉구한 데 대해, 총선을 1년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악재가 터지자 손절을 선택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원내대표 주자인 김두관 의원과 낙연계 윤영찬 의원이 공개적으로 송 전 대표의 탈당을 압박한 데 이어 원로인사인 유인태 전 의원도 "송영길 대표는 '나만 그랬냐, 다들 그랬다'며 좀 억울하기는 억울할 것"이라면서도 "버틸수록 사람만 추해진다"고 '정계은퇴'를 주문했다.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한 유 전 의원은 "조기 귀국해 '다 책임 지겠다'는 정계 은퇴 선언으로 정치인으로서 마지막을 멋있게 장식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조언했다.


이어 "주변 사람을 잘못 썼든 어쨌든 녹취록에 다 드러났다"며 "그러면 깨끗하게 체념하고 빨리 들어와서 툭 터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 전 의원은 송 전 대표가 "국내 돌아가는 것을 세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을 것"이라며 "자기희생을 했으면 좋겠다. 구질구질하게 안 했으면 좋겠다, 내가 다 책임지겠다고 이래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윤영찬 의원은 "돈봉투의 수혜자로 지목받는 송 전 대표가 빨리 귀국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끝내 입국을 거부한다면 당은 선제적으로 송 전 대표에 대한 출당이나 제명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두관 의원은 “환부를 도려내고 쇄신해야 한다"며 송 전 대표뿐만 아니라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ㆍ이성만 의원의 탈당까지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께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얼굴을 들 수 없다. (송영길 전 대표는) 윤 의원, 이 의원과 함께 과거 사례와 같이 일단 탈당 조치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성호. 장경태 등 친명계 일부 의원이 '차비와 밥값 정도'라고 돈 봉투 의미를 해석한 데 대해서도 “여의도와 동료의원만 보지 말고 국민의 분노를 정면으로 봐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에 앞서 당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은 전날 성명서를 통해 송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촉구했고 민주당 초선 의원모임인 '더민초'도 같은 날 성명서를 통해 "당 지도부는 수사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엄중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더민초는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함은 당연하지만, 신속한 수사가 이뤄진다고 보장할 수 없다"며 "수사권이 없는 당 자체의 사실 규명에는 한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우리 당 스스로 진실을 찾으려는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갑석 최고위원도 "'개인적 일탈 행위다', '나와 아무 관련 없다', '귀국해서 따로 할 말이 없다'라고 말하는 송 전 대표의 무책임한 태도를 지켜보며 당원과 국민은 당혹감과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표심을 우려한 의원들이 일제히 거리두기에 나선 것”이라며 “특히 지역구 의석 절반에 이르는 서울·수도권은 '바람'에 의해 선거가 좌우되는 경향이 강해 부패와 관련된 이슈는 의원들에게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당사자인 송 전 대표는 입국과 관련한 거취 표명을 하지 않은 상태다.


전날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들과 만난 송 전 대표는. 조기 귀국 가능성 질문이 이어지자 "(앞서 예고한 22일 기자회견) 장소가 오늘 중으로 섭외가 되면 (입장을 밝히겠다)"며 "저는 수업이 있어서 들어가야겠다"고 현장을 떠났다.


이를 두고 송 전 대표가 조기 귀국 대신 해외 여론전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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