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약속 깬 김상욱, ‘신뢰’ 잃었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 2026-05-27 13:55:27
울산시장 선거에 나선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종훈 진보당 후보가 여론조사를 통해 진보 진영 단일 후보를 결정키로 했으나 김상욱 후보 측이 이를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이에 따라 범진보 진영의 후보 단일화는 사실상 물 건너가고 말았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애초 양측은 진보 진영 단일 후보를 결정키로 하고 23일부터 이틀간 여론조사에 들어갔었다.
그런데 여론조사가 끝나는 날인 24일 갑자기 민주당은 '특정 세력의 개입이 의심된다'라는 황당한 이유로 단일화 중단을 선언하고 말았다. 일방적인 결정이었다.
김상욱 후보 측은 왜 그런 결정을 다급하게 내린 것일까?
진보당은 민주당이 사전에 김상욱 후보가 김종훈 후보에게 밀린다는 여론조사 수치를 받았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신창현 진보당 사무총장은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상욱 후보 측 관계자가 지난 24일 진보당 선거대책본부 책임자에게 전화해 진행 중인 여론조사 흐름과 결과를 이미 알고 있는 듯한 발언을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수치까지 거론하며 "결과가 말이 안 된다", "조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만일, 이게 사실이라면 민주당이 경선 도중 진행 중인 여론조사 흐름과 수치를 파악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이는 경선의 공정성을 정면으로 파괴한 중대 범죄행위로 정치적 차원의 문제를 떠나 사법적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는 사안이다.
공정한 경선이라면 여론조사 종료 후 양측 입회하에 결과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누구도 결과를 알 수 없어야 한다. 그게 상식이다. 그런데 어느 한쪽이 여론조사 흐름과 수치까지 파악하고 있었다면 이건 불법이다. 따라서 여론조사 기관 내부에서 누군가 민주당에 정보를 흘렸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기관이 수사에 나서야 한다.
진보당은 이미 진행한 여론조사에 대해 증거보전 신청을 했다고 한다. 따라서 조만간 민주당 김상욱 후보 측의 불법행위 여부가 밝혀질 것이다.
그것도 여론조사가 한참 진행 중인 시점에.
김상욱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이 빠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역선택 방지 조항이 없는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는 국민의힘에게 승리를 넘겨주는 결과를 낳게 한다며 그럴 바에야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울산은 국민의힘 조직력이 막강해 역선택 방지 조항 없이 여론조사를 하면 그 조직력을 활용해서 역선택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민주·진보 진영의 후보가 아니라 국민의힘이 싸우기 쉬운, 국민의힘이 좋아하는 후보가 단일 후보가 돼 버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속은 느낌이라는 말도 했다.
가관이다. 누가 속였다는 것인가.
여론조사를 하기 전에 양측이 어떤 방식으로 할지 사전에 논의했을 것이고,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여론조사를 진행했을 것이다. 아무도 속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는 가만히 있다가 진보당 김종훈 후보에게 밀리는 수치가 나타나자 뒤늦게 '역선택 방지 조항'을 들먹이며 여론조사를 일방적으로 중단시킨 것은 정치 도의적으로도 옳지 않다.
경선이 불리해지자 판을 깨고 여론조사까지 중단했다면 김상욱 후보는 공인으로서 자격 미달이다. 약속했으면 불리하더라도 그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야 올바른 정치인이다.
이런 상태라면 설사 우여곡절 끝에 울산시장에 당선되더라도 자신이 내건 공약을 누가 지킬 것이라고 믿어주겠는가.
후보 단일화 약속도 지키지 않은 사람이 어떤 약속을 한들 울산시민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그 약속을 믿고 표를 주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금배지를 단 사람이 정권이 바뀔 것 같으니까 양지를 찾아간 전력이 있는 사람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김상욱 후보는 ‘신뢰’라는 중요한 가치를 잃어버린 셈이다. 자업자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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