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의 토론 회피 도리 아니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 2026-05-26 13:56:39

  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문제를 둘러싸고 연일 오세훈 후보의 책임이라고 몰아세우면서도 정작 이 문제를 놓고 토론하자는 오 후보의 제안은 거부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정원오 후보는 26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 오세훈 후보의 제안에 "안전 문제는 기술자들, 공인된 기관의 전문가들이 해결해야 하는 거 아닌가. 우리끼리 토론하자는 건 정치 쟁점화를 하겠다는 얘기"라며 "비전문가들끼리 토론한다고 해결이 되는가"라고 일축했다.


한마디로 오세훈 후보와 이 문제를 놓고 양자 토론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연일 이 문제를 정치 쟁점화하는 게 정원오 후보 측이다.


실제로 정원오 후보 측은 처음에는 ‘은폐 의혹’을 제기했었다.


그런데 그게 터무니없는 의혹 제기로 서울시는 사고 초기부터 국가철도공단에 진행 상황을 여러 차례 통보한 사실이 밝혀져 되레 국토부가 난처한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매월 국가철도공단에 보고했고 거기에 51군데가 철근 누락으로 표시돼 있다는 게 드러난 것이다.


이에 국토부는 "서울시가 제출한 매월 수천 페이지 분량의 건설사업관리보고서에 철근 누락 내용이 포함돼 있었지만, 별도 긴급 보고나 요약 보고에는 담기지 않아 중대한 시공 오류로 즉시 인지하기 어려웠다"라고 해명했다. 국토부 스스로 무능함을 인정한 꼴이 되고 말았다.


그러자 정원오 후보 측은 철근 누락 ‘은폐 의혹’에서 ‘안전불감 증’으로 공격 포인트를 바꿨다.


하지만 이 역시 헛다리다.


서울시 발주 공사현장의 주요 공정은 폐쇄회로(CC)TV로 녹화되고 있다.


역대 서울시장 중에 누구도 전 공정을 녹화하라고 지시한 시장은 없었다. 국토부 장관도 그런 지시를 하지 않았다. 오 시장이 안전을 위해 직접 판단하고 내린 지시사항이다.


이에 따라 영동대로 복합개발 사업에도 80여 대의 CCTV가 돌아가고 있다. 또 대형 공사장 근로자들은 바디캠을 착용하고 본인이 하는 일을 스스로 촬영하고 있다.


이번에 GTX-A 철근 누락 사안이 알려진 것도 이 같은 현장 녹화의 효과였다.


실제로 현대건설이 직접 자수하고 신고했다. 과거에 건설회사가 한참 공사 중일 때 스스로 잘못을 바로잡은 사례가 있었는가. 없었다. 그런데 현대건설은 CCTV를 의식하고 스스로 자수해서 바로 접게 된 것이다. 따라서 정원오 후보 측이 제기하는 ‘안전불감 증’이라는 공격도 ‘은폐 의혹’처럼 헛발질일 뿐이다.


아니라면 양자 토론에서 아니라는 걸 짚으면 된다.


그런데 전문가가 아니라 토론을 하지 않겠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오세훈 후보는 "시장하려면 어느 정도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했다.


공감한다. 전문가 수준의 기술적인 세부 사항까지는 모르더라도 서울시장이 되려면 토론회에 임할 정도의 전문가적 안목은 있어야 한다.


그런데 토론장에 나오지도 못하면서 일방적인 주장만 하니까 서울시민들이 정원오 후보에게 점차 등을 돌리는 것 아니겠는가. 한때 두 자릿수 격차로 벌어졌던 지지율이 오차 범위 내에서 각축전을 벌이는 양상으로 판도가 변화한 데에는 정원오 후보의 토론회 기피가 한몫했을 것이다.


모든 토론을 회피하는 것은 진실을 숨기고 있든지, 아니면 실력을 숨기고 있든지 둘 중 하나 아니겠는가.


유권자들은 후보가 어떤 정책을 지니고 있는지 그 정책이 실현 가능한 것인지, 상대를 공격하는 포인트가 네거티브인지 아닌지 알 권리가 있다.


정원오 후보는 토론회를 거부하는 것으로 유권자의 알 권리를 박탈하고 있는 셈이다.


이건 공인이 되겠다고 나선 후보자의 올바른 도리가 아니다. 서울시민은 정원오 후보와 오세훈 후보가 양자 토론을 통해 자신들의 모든 걸 드러내고 검증받기를 바라고 있다. 정원오 후보는 부디 이 간절한 이 바람을 저버리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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