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해제 찬성표 던진 장동혁은 어디 있나?

고하승

gohs@siminilbo.co.kr | 2026-03-09 13:58:38

  편집국장 고하승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6·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신청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배수진을 치고 장동혁 대표의 당 지도부에게 노선 변경을 하라고 압박했다.


오 시장은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지했던 광역·기초단체장 접수 마감 시한인 8일 오후 6시까지 후보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다. 이에 당 공관위가 오후 10시까지로 접수 기간을 한 차례 연장했으나, 이마저도 응하지 않았다. 김태흠 충남지사도 후보등록을 보이콧했다.


국민의힘 텃밭이라는 영남권 이외의 지역에서 그나마 한번 해볼 만하다는 평가를 받는 광역단체장들이 당 지도부의 노선 변경을 요구하며 후보등록을 하지 않았다는 건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이다.


6·3 지방선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최고위원과 나경원 의원도 서울시장 당내 경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들이 왜 불출마를 선언했을까?


경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이대로는 본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판단한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신 최고위원과 나 의원은 장동혁 대표 옆에서 힘을 실어주었던 사람들이다. 사실상 당이 이런 지경에 빠지도록 하는데 일조한 사람들이다. 그렇게 당을 망쳐놓고 그 망가진 당 후보로 나서봐야 이길 수 없으니 불출마를 선언한 그들의 행태가 역겹다.


결국,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는 함량 미달인 ‘듣보잡’들이 자신의 이름이나 한번 내보려고 나서는 참담한 사태가 벌어졌다.


그나마 윤희숙 전 의원 정도가 조금 이름이 알려졌을 뿐이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노선 변화 없이는 지방선거가 절망적이라며 장동혁 지도부의 노선 변화를 촉구하는 것으로 오세훈 시장에게 힘을 실어준 것은 그래서다.


현재 국민의힘 후보등록 결과를 보면 참담하다. 대구시장 경선엔 9명, 경북지사 경선엔 6명이 신청했으나 다른 지역은 1명 아니면 2명에 그친다. 그나마 현역 국회의원들은 없다.


윤상현 의원이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은 영남 자민련도 못 되는 'TK 자민련'으로 쪼그라들 것이라는 비판이 결코 과장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표명한 이유다.


그런데 지금 텃밭인 TK 민심도 흔들리고 있다.


대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주호영 국회 부의장은 이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전국 17개 시도지사를 민주당이 모두 가져갈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원들 사이에서도 ‘왜 너희끼리 싸우느냐’며 탈당까지 거론하는 반응이 많다”고 전했다.


이런 상태로 지방선거를 치르면 국민의힘은 회생 불가능할 정도로 참패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그런데도 국회의원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


다음 총선까지는 시간이 남았고 지방선거는 자신들의 금배지와는 무관한 선거라고 판단한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소장파인 ‘대안과 미래‘도 장동혁 대표를 만나 설득하다가 설득을 포기하고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책임을 지라고 하는 것으로 마치 자신들의 역할을 다 했다는 식이다.


당내 6선 최다선 의원이자 국회 부의장이라는 사람도 “윤어게인과 결별해야 한다고 했지만 (장동혁 대표가) 따라오지 않더라”며 “시도하다가 포기했다”고 한탄한 게 전부다.


그러나 이번에 지방 권력까지 이재명 정권에 헌납하면 다음 총선도 희망이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포기할 게 아니라 멱살잡이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아직 정치를 잘 모르는 초짜 당 대표가 바른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모든 걸 포기하면서 지방선거 패배하면 장동혁 대표가 모든 걸 책임지라고 말하는 건 대단히 비겁하다.


이런 처참한 상황에서도 수습할 생각은 안 하고 ‘엄정 대응’을 언급한 이정현 공관위원장을 보면 전두환 흉내나 내는 개그맨을 보는 것 같아 참담하기 짝이 없다.


국회에서 계엄해제 투표 현장에 달려가 찬성표를 던졌던 장동혁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걸 묻고 싶다. 그 모습에 내가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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