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재명 대표직 사퇴 문제로 설왕설래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23-01-30 13:59:22
박용진 “조금 억울하더라도 민심 얻기 위해”...‘대표사퇴’ 압박
김남국 “이 대표와 당 분리할 수 없는 운명”...‘단일대오’ 강조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이르면 이번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제기되자 민주당 내부에서 이 대표의 거취 문제가 다시 부상하는 모양새다.
비명계 일각에선 당헌 80조를 거론하며 당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반면 친명계는 “내려놓는다고 하더라도 이 대표와 분리할 수 없는 당의 운명”이라고 반박했다.
당내 비명계 박용진 의원은 30일 “내년 총선을 이겨야 이재명도 살고 민주당도 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 조금 억울하더라도 민심을 얻기 위한 행동을 해야 한다”고 사실상 대표직 사퇴를 제안했다.
박 의원은 이날 BBS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을 이기지 못하면 저는 이 대표도 민주당도 앞으로 더 곤란해질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재명 대표에게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에 대한 직무 정지 규정인 당헌 80조를 적용할지에 대한 논란에 대해 “개인의 행위가 당 전체의 위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안전장치”라며 “안전장치로 만들어놓은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은 절차적이고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무총장이 이걸 적용하지 않겠다라고 하는데 왜 안 하는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당무위원회가 사무총장이 만일에 80조를 적용했다고 한다면 왜 이것이 정치탄압이라서 그걸 무효화시킬 건지를 국민에게 공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이걸 어떻게 벗어나야 할까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게 된다”며 “민주당이 현명하다면 더 고도의 정치적 판단과 연출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친명계 김남국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 대표가 당대표직을 내려놓고 혼자 싸운다고 해서 검찰의 야당 탄압이 없어지겠나"라며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당대표라서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당의 대선 주자였고,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경쟁했던 후보였기 때문에 정적을 죽이겠다, 제거하겠다고 하면서 수사를 한다"며 "과연 당대표가 아니라고 그 부담이 줄어들지, 언론에서 피의사실을 공표하는 수사 보도량이 줄어들지. 전혀 그렇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내년 총선까지 이러한 '사법 리스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는 "당대표를 내려놓으면 리스크를 총선까지 안 가져가게 되냐"라며 "내려놓는다고 하더라도 이 대표와 분리할 수 없는 당의 운명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전 정부에 대해 감사원, 검찰이 사법적인 잣대를 들이대면서 계속 수사를 하고 있는데, 그러면 그때마다 1명씩 버리면서 총선을 치를 수 있겠나"라며 "나아가 리더십 문제도 있다. 전당대회를 치를 때 이미 이런 부분에 대해서 고민했고, 당원들과 국민의 판단이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리더십이 없는 것이고 그러면 결국 총선을 앞두고 전당대회를 치러야 하는데 분열과 혼란을 감당하면서 총선을 치를 수 있겠나. 어렵다고 본다"며 "당원들과 국민을 믿고 단일대오로 똘똘 뭉쳐서 이겨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내에 많은 의원 의견은 검찰이 객관적으로 진실을 밝히기 위한 수사가 아니라 결론을 정해놓고 기소를 하기 위한 수사를 하는데 더 이상 출석할 의미가 있냐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2차 소한에 불응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불체포특권과 관련해서는 "단순히 이 대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당 대표로서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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