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전과자 택배운전 금지 합헌" 헌재 "국민 생명 보호 목적 타당"
재판관 6:3 의견으로 결정
문민호 기자
mmh@siminilbo.co.kr | 2026-10-25 14:08:54
[시민일보 = 문민호 기자] 마약 범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의 택배 운전 업무를 제한하는 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22일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9조의2 제1항 제1호 다목 등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에서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번 사건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전과를 이유로 택배 운전 자격을 취소당한 A씨가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A씨는 2010년 3월 화물운송 종사자격을 취득하고 2018년 8월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허가를 받아 택배 운전 업무를 해왔다. 그러나 거제시장은 A씨가 2001년 향정신성의약품 관련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는 이유로 2021년 11월 종사자격을 취소했다.
A씨는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고, 재판 과정에서 해당 법 조항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현행법은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에 대해 대통령령으로 정한 기간 동안 택배 운전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종사 제한 기간은 최대 20년이며, 이를 위반하면 화물운송 종사자격이 취소될 수 있다.
헌재 다수의견은 해당 조항이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보호하고 택배 서비스의 안전과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마약류의 중독성과 의존성이 강하고 택배 업무 특성상 수령인을 직접 만나거나 개인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종사 제한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또한 종사 제한 기간을 일률적으로 20년으로 정한 것이 아니라 범죄 종류와 죄질, 형기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한 만큼 개별 사정을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격 취소 조항 역시 종사 제한 규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했다.
헌재는 2015년 12월 마약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의 택시 운전 업무를 20년간 제한하는 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당시에는 개별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지나치게 장기간 자격을 제한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범죄의 죄질과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해 종사 제한 기간을 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선례와 차이가 있다고 판단했다.
A씨가 해당 제한 규정 시행 전에 저지른 범죄를 근거로 자격을 취소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헌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약 범죄 전력을 어떻게 평가할지는 범죄 확산 등 사회적 상황에 따라 입법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김상환·정정미·정계선 재판관은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은 재범 위험성이 크게 줄어든 사람에게도 개별 심사를 통해 제한을 완화하거나 해제할 가능성을 두지 않은 채 장기간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제한이 오히려 당사자의 재활과 사회 복귀를 어렵게 해 장기적으로 재범 방지라는 공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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