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尹 ‘적폐 발언’ 사과 요구 후 지지층 결집
여영준 기자
yyj@siminilbo.co.kr | 2022-02-14 14:10:54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현 정부에 대한 적폐 수사' 발언에 공개 사과를 요구하면서 대선 한복판에 뛰어들자 지지층의 결집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여권은 연일 ‘정치 보복’ 프레임으로 윤석열 후보를 공격하는 모양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14일 윤석열 후보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집권 시 전(前) 정권의 적폐를 수사하겠다고 말한 데 대해 "(대선 후보로서 높은 지지율이 나오자) 권력에 취해 정치보복을 공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윤 후보의 발언은) 검찰 안팎에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다. '내가 (대통령이) 된다. 그러니까 꼼짝하지 마'라는 뜻이 내포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동시에 이는 "현 정부에 대한 명백한 선전포고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윤 후보의 발언이 '실언'이라는 일각의 해석과 달리, 실제로 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한 적폐 청산 성격의 수사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작심 발언'이라는 게 임 전 실장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이런 맥락에서 윤 후보의 대답을 보고 '안 되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임 전 실장은 윤 후보가 '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이용해 얼마나 많은 범죄를 저질렀나'라고 한 대목을 두고는 윤 후보의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을 언급하면서 "문재인 정권의 검찰개혁에 저항할 때 한 검사장이 제일 열심이었다. 그렇게 저항해 검찰이 탄압을 받았고, 이 자체가 '범죄'라고 인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의 발언 이후 이 후보에게 거리를 뒀던 일부 친문(친문재인) 지지자들이 다시 되돌아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3040명을 대상으로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실시해 13일 발표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윤 후보는 41.7%를 얻어 39.1%를 기록한 이 후보를 2.5%p(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윤 후보의 지지도는 전주 대비 1.8%p 하락한 반면 이 후보는 1.0%p 상승해 두 후보 간 격차는 지난주 5.3%p에서 2.5%p로 소폭 감소했다. (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앞서 지난 10일 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분노를 표출한 것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친문 성향 지지층의 집결을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과 윤 후보의 전략적 도발에 걸려들었다는 등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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