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패거리 카르텔' 타파 발언…86세대 겨냥?

여영준 기자

yyj@siminilbo.co.kr | 2024-01-02 14:12:03

野 홍익표 “철 지난 이념 타령, 편 가르기…참 듣기 거슬린다”
與 윤재옥 “정치가 민생 챙기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취지”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패거리 카르텔'을 타파하겠다고 밝힌 윤석열 대통령 신년사에 대해 "참 듣기 거슬린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신년사에서 “부패한 패거리 카르텔과 싸우지 않고는 진정 국민을 위한 개혁이 불가능하다”며 “자기들만의 이권과 이념에 기반을 둔 패거리 카르텔을 반드시 타파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올해 총선을 염두에 두고 민주당 등 이른바 86세대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성장을 하려면 구조적 개혁이 필요한데, 그 개혁을 방해하는 자신의 이권만 생각하는 세력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권 카르텔을 타파해야만 구조적 개혁이 가능하고, 성장으로 이어진다라는 그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념에 너무 경도돼 법의 테두리를 넘어서 자신의 이권만을 챙기려는 세력이 있다면 그 또한 타파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산적한 과제가 많은데도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사는 매우 실망스럽다"며 "대통령은 국내외적으로 편가르기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철 지난 이념 타령, 민생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도 제시하지 못하고 대한민국의 구조적 위기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저 오만과 독선에 가득찬, 현실과 동떨어진 자화자찬으로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노동, 연금, 교육이란 3대 과제 앞에선 어떤 구체적 해법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지난해 연금개혁이라고 내놓은 안 자체는 보수 언론조차 전혀 알맹이 없고 대책 없는 그저 정부 보고서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높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고민과 실질적 해법에 대한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홍 원내대표는 "이권·이념 패거리 카르텔은 대통령 신년사에 담기가 그렇다. 패거리 카르텔은 참 듣기 거슬린다"고 했다.


그는 "물론 우리 사회나 경제분야에서 이해관계를 독점하는 세력 카르텔은 해체하고 바로잡아야 한다"면서도 "실질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법적 카르텔, 대기업의 중소기업 갑질 문제엔 관심없고 그저 시민사회나 본인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만 카르텔을 운운하며 해체하려는 것은 매우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이 또 다시 우리 사회의 구조적, 근본적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고 정쟁으로만 올 한해를 몰고가 그것으로 4월 총선을 치르겠다는 의도인 것 같다"며 "대통령께선 스스로를 돌아보며 본인은 이제 특정 정파가 아니고 대한민국 대통령이란 점, 우리나라 미래를 어떻게 끌고 나가야 할지,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대화하고 협력을 이끌어나갈지 깊은 고민을 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 내용(패거리 카르텔 타파)은 정치가 민생을 챙기는 쪽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겠냐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며 "당에서는 새해 민생에 집중하고, 정쟁을 가급적 최소화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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