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비속어 논란에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 훼손"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2-09-26 14:13:00

이종배 서울시의원, 허위사실유포 혐의 등으로 MBC 고발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미 정상 간 환담 과정에서 나온 '비속어 논란'에 대해 26일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한다는 건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그와 관련한 나머지는 진상이라든가 이 부분이 확실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전 세계 초강대국 두 세개를 제외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온전하게 자국의 능력만으로 지킬 수 있는 국가는 없다. 동맹이 필수적"이라며, "해당 논란이 국익과 동맹관계를 해치는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런 언급은 비속어 관련 논란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데다, 한미동맹에도 부정적이라는 취지로 읽힌다. 특히 별도의 진상규명까지 언급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주최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짧은 환담을 나눈 바 있다.


윤 대통령은 회의장을 떠나면서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OOO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애초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발언으로 알려졌으나, 대통령실은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라고 말한 것으로 미 의회가 아닌 우리 국회를 가리킨 언급이라고 밝혔다.


한편 MBC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서 불거진 '비속어 논란'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관련 영상에 왜곡된 자막을 달았다는 의혹으로 고발당했다.


국민의힘 이종배 서울시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허위 방송한 MBC 박성제 사장, 편집자, 해당 기자 등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익을 위해 순방 중이던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 사실확인을 거치지 않고 특정 자막을 넣어 단정적으로 보도한 것은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의 고의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 의원은 MBC 최초 보도 전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먼저 해당 발언을 언급한 것을 두고 민주당과 MBC 간 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조만간 박 원내대표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자유대한호국단 등 보수 시민단체도 이날 MBC 기자 등과 박 원내대표를 각각 정보통신망법 및 형법상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윤석열 대통령 순방 중 '사적 발언' 논란을 최초 보도한 MBC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항의 방문과 경위 해명 요구 등 우리 당이 할 수 있는 여러 조치를 하겠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사실에 입각한 정확한 보도는 언론의 기본이고 윤리다. 순방 보도에서 최초로 대통령의 비속어 프레임을 씌운 MBC는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기본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논란되는 부분은 자막 같은 정보 없이 들을 때 단어가 매우 부정확하게 전달돼 전문가들도 어떤 말인지 확정하지 못하고 다른 쪽에서는 그 내용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며 "대통령실이 해당 영상 송고 사실을 파악한 뒤에 각 언론사에 정확한 워딩을 확인하기 전에 보도하지 말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최초 보도처럼 미국을 지칭했다면 한미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확인이 필요한데 그 과정을 생략하고 매우 자의적·자극적인 단어를 입혀 보도했다"며 "한미동맹을 해치고 국민 안전과 생명을 해할 보도를 무책임하게, 제대로 사실 확인조차 없이, 확인 전까지 보도 자제 요청이 있었음에도 왜곡해서 자막을 입혀 보도했다"고 말했다.


또 "MBC는 그렇지 않아도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생태탕 보도, 경찰 사칭, 야당 대선 후보 부인 녹취록 방송 등 정치적 중립성과 취재윤리를 무시한 보도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사례가 한두번이 아니다"라며 "사실왜곡, 흠집내기식 보도 행태는 국익에 전혀 도움되지 않을 뿐 아니라 언론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할 따름"이라고 겨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해외 순방에서 여러 성과가 있었음에도 MBC의 보도로 많이 훼손되고 묻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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