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전환에 이준석 측 반발..창당설 돌지만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2-08-03 14:31:59
"바른정당 실패 등으로 창당 결단 쉽지 않을 것"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3일 이준석 대표 측근 인사들이 반발하며 일각에선 창당설도 제기되고 있지만 현실은 그다지 녹록치 않다는 관측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3일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 등을 거치다 결국 '원위치' 했던 이준석 대표 등에게 '신당 창당' 명제는 충분히 학습효과를 남겼을 것"이라며 "당시 현역의원 60여명이 똘똘 뭉친 상태였는데도 재정 문제 등으로 내홍을 일으키다 지리멸렬해진 바른정당 창당과정과 배신자 낙인으로 곤혹스러웠던 기억이 반면교사로 작용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이준석 대표가 성상납 의혹과 증거 인멸 교사 혐의로 수사 대상이 되어 탈, 창당 명분이 명확하지 않은 점은 악재가 될 만 하다"며 " 이 대표 탈당에 가세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이 대표가 '새로운 보수당' 때처럼 '협상용' 창당을 통해 차기 총선 공천을 노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현재로선 현역 의원이 동참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도 "(이준석 대표가) 신당을 창당한다면 누가 따라가겠냐"고 일축하면서 징계처분된 이 대표가 전국을 돌며 '장외 정치'를 이어가는 데 대해선 "팔도 떠돌이"라고 조롱했다.
전 전 의원은 지난 2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같은 시대에 디지털 정당을 한다고 하더라도, 신당을 창당할 사람은 몇 명 안 되거나 거의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유승민 전 의원이나 이 대표가 집도 팔고 재산을 다 처분해 창당 자금을 대야 하는데, 그것도 힘들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전 전 의원은 "이 대표는 이미 게임이 끝났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지금 이 대표는 심리적으로 극도의 초조, 불안 상태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후년 총선을 위해 지지층을 결집해서 만약 국민의힘의 새 지도부가 '공천학살'을 한다면 신당으로 가는 것"이라며 “유승민 전 의원 등 이런 분들이 어떻게 활동할 것인가를 보면 정치권 내 재미있는 여당의 지각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당내 이 대표 측근 인사들이 "부끄럽다, 분열로 가는 길" (허은아) "지록위마, 간신들의 시대" (김철근) 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당내 반응은 싸늘하다.
실제 지난 8일 당 결정에 항변한 허은아 대변인 페이스북에는 "당신이 물고 빠는 이준석 도령에 대해 옳은 소리나 한번 하라" "성상납 내부총질 이준석 결사 옹위대" "'권력을 위한 골룸짓을 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봐라" 등 비난 댓글은 물론 "음주운전 전과 2범인데 어떻게 공천 받았냐"는 인신 공격성 글이 줄을 이었다.
한편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를 열어 상임전국위원회 및 전국위원회 개최 안건을 의결했다. 상임전국위·전국위는 사흘간의 공고 기간을 거쳐 이르면 5일 개최된다. 상임전국위는 현재 당내 상황을 '비상상황'으로 볼 수 있는지를 당헌·당규 유권해석에 비춰 판단한 뒤 비대위 체제 출범 안건을 심의한다. 전국위에는 비대위원장 임명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 및 비대위원장 임명 안건이 상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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