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권 가도에 박지현이 걸림돌?

여영준 기자

yyj@siminilbo.co.kr | 2022-07-11 15:05:24

李, ‘개딸’들과 현장 소통강화...강성 지지층 결집 행보
朴, “李도 선거패배 책임 내가 출마 못하면 李도 못해”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재명 의원이 최근 지지층을 결집하는 ‘팬덤 정치’에 나선 모양새다.


민주당 관계자는 11일 “이 의원이 민주당 핵심 지지기반인 광주를 방문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신규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식으로 밭갈이에 나섰다”라며 “당내 일각에선 대선 후보를 지낸 이 의원이 열성 지지자 중심의 팬덤정치에 갇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이 의원은 전날 광주 서구 5·18기념공원을 방문해 ‘이재명과 위로걸음’이라는 이름의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달 18일 지역구인 인천 계양산에서 연 데 이어 두번째다. 이른바 ‘개딸’ 등 열성 지지자들과 현장에서 소통한다는 취지다.


김남국·박찬대 민주당 의원과 민형배 무소속 의원 등 친이재명계 의원들도 참석했다. 발언에 나선 시민들 상당수는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지지층 결집 움직임은 출마 선언이 임박한 당대표 선거 준비 사전작업으로 해석된다.

 

1주일 뒤인 오는 17일부터 8·28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등록이 시작된다. 그간 이 의원은 출마 여부를 고심하는 모양새를 취해왔지만, 후보 등록 시점에 맞춰 출마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연일 이 의원을 때리는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부담이다.


박 전 위원장은 전날 SNS에서 이 의원의 팬덤정치를 비판했다. 그는 “더 나은 세상을 향해 함께 가는 제 동료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니까요”라는 이 의원 SNS 글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이 의원님이 저에 대한 메시지를 낸 것에 속상해하는 열성 지지자들을 달래기 위해 올린 내용”이라며 “의원님께서 저를 억압하면 안된다고 메시지를 낸지 몇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저 글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참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이 의원님도 과거에 강성 팬덤인 ‘손가혁(손가락혁명군)’과 손절한 적이 있다고 알고 있다”며 “민주당이 국민에게 사랑받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강성 팬덤이 아니라 민심의 지지를 받는 정치를 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 무산과 관련해 "총괄선대위원장이자 계양을 출마를 강행해 지선 패배에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이재명 의원은 출마해도 되고, 저는 책임이 크니 출마 자격이 없다고 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전 비대위원장, 즉 임시 당대표를 했던 사람이 당대표 경선에 나갈 수 없다는 주장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제가 필요할 때는 자격이 된다고 하고, 당대표 경선에 나가겠다고 하니 자격이 안 된다고 한다. 이러니까 토사구팽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같이 전하며 "제가 지선 패배 책임이 커서 출마가 안된다면, 대선과 지선을 모두 지는 데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이 의원의 출마도 막는 것이 상식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상호 비대위원장께 드린다. 위원장께서 제게도 '기회를 줄 수 있었다면 더 재미있었겠다'고 말씀하신 기사를 봤다"며 "진심이라면 저의 출마를 허용해주시면 되지 않을까"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규에 나온 대로, 당무위에서 저의 당 대표 출마에 대한 문제를 신속하게 공식적으로 논의해달라"며 "(지난) 4월 중앙위원회에서 당대표 인준을 위한 ARS 투표를 할 때 이미 제가 피선거권을 가진 것은 아닌지 판단해 문서로 발표해 주시라"라고 압박했다.


아울러 "민주연구원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대선 패배 이후 반성과 쇄신을 하지 않은 것을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라 하고 있다"며 "그렇다면 가장 큰 책임자가 누구인가, 반성과 쇄신을 하자고 줄기차게 주장한 저 박지현인가. 대선에 지고, 출마하지 말라는 계양에 극구 출마한 이 의원인가"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물론 제 책임도 있다, 가장 큰 책임은 이 의원의 계양 출마를 끝까지 막지 못한 것"이라면서도 "팬심으로 쪼그라드는 민주당, 기득권에 안주하는 민주당이 아니라, 민심으로 다가서는 민주당, 혁신으로 거듭나는 민주당을 위해 제 당대표 출마를 허용해주시라"라고 거듭 촉구했다.


박 전 위원장은 "기성 정치인과 청년 정치인이 함께 소통하면서 당의 혁신 방안과 새로운 가치를 정립하고 당심과 민심이 서로 어우러지는 전당대회, 민주당이 살아나는 전당대회를 만들어달라"며 "당이 제 출마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의결할 때까지, 출마 선언 기자회견과 후보 등록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 비대위는 앞서 박 전 위원장의 전대 출마에 대해 예외를 인정할 사유를 발견하지 못 했다고 판단, 당무위원회에 관련 안건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당무위에서도 비대위 의견을 만장일치로 존중한다고 정리한 바 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