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명 수사검사 사진과 명단 공개 논란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22-12-26 15:07:36
웹자보 자료 전국위에 전달...‘좌표 찍기’ 우려에도 막무가내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와 관련한 수사를 진행 중인 검사들의 사진과 이름이 담긴 자료를 만들어 전국 지역위원회에 전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를 두고 여당은 물론 야권 내에서도 “열성 지지자들이 검사들에게 항의하라고 당이 사실상 ‘좌표’를 찍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은 26일 “1차적으로 16명만 공개했지만 필요하다면 150명 모두라도 알리겠다”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를 수사하는 검사가 60명, 문재인 전 대통령을 수사하는 검사가 90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박찬대 최고위원은 지난 23일 강원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수사를 지휘하고 담당하는 검사들 대다수가 소위 윤석열 사단”이라며 “서울중앙지검의 경우 대통령 취임 직후인 5월 18일 ‘윤석열 사단’ 송경호 검사가 지검장으로 임명되며 이 대표를 겨냥한 먼지털이 수사가 본격화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면서 박 최고위원은 서울중앙지검 박기동 3차장, 고형곤 4차장, 이상현 공공수사2부장 등 검사 10여 명의 실명을 함께 거론했다.
민주당은 이를 토대로 같은 날 ‘이 대표 관련 수사 서울중앙지검·수원지검 8개부(검사 60명)’라는 제목으로 검사 16명의 실명과 사진을 실은 웹자보를 제작했다. 이 자료에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홍승욱 수원지검장, 이창수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등 3명의 사진을 중심으로 이 대표와 관련한 수사를 진행 중인 검사들의 명단이 담겼다.
특히 일부 검사들의 사진과 이름 밑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수사’, ‘대장동·위례 개발사업 수사’,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수사’, ‘李 자제 불법도박 수사’, ‘법인카드 유용 수사’, ‘성남FC 수사’ 등 담당 의혹 수사를 적시했다.
민주당 측은 이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한 윤석열 정부의 정치 보복적 수사가 도를 넘었다고 보고, 검사들의 ‘어두운 역사’를 기록으로 남긴다는 차원에서 명단을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성남 FC 사건은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벌어진 이재명 개인 범죄다. 민주당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건"이라며 "왜 이런 사건들 때문에 제1야당이 이재명 대표의 '야당 탄압' 프레임에 들러리를 서야 하나. 왜 민주당이 이재명과 함께 자폭해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같은 당 박수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관련 내용을 공유하며 “아무리 다급하다지만 공당이 수 검사를 공개하는 것은 도를 넘은 정도가 아니라 검찰이라는 준사법기구에 대한 협박”이라며 “헌법적 질서에 대한 도전”이라고 적었다. 박 의원은 “담당 검사를 겁박해 지은 죄를 덮겠다는 의도의 표출”이라며 “범죄의 규모가 작으면 그냥 처벌 좀 받고 나오면 되지만 단군 이래 최대 스캔들이 되면 벼랑 끝 전술밖에 남지 않게 되나 보다”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대대적인 공격용 ‘좌표 찍기’를 지시한 것”이라며 “당 대표 한 사람의 사법 리스크 방어를 위해 끝내 공당이길 포기하고 개인 법률사무소로 전락하겠다는 것인지 국민은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이 웹자보가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등에 게시되자 “정치 검사를 응징하자”, “검찰 해체 입법하라”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에 대해 당내 비명계 의원은 “이 대표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들의 실명은 물론 얼굴도 함께 공개됐는데, 당이 앞장서서 ‘좌표 찍기’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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