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혁신위, '이준석 자기정치' 논란에 발목 잡히나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2-06-15 15:11:08
천하람 "공천 논의한다고 李 사조직 되는 건 아냐"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띄워올린 '혁신위원회'가 '공천 사조직' 논란으로 혁신위원 구성이 지연되면서 출범에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당내에서 공천룰 문제 등 혁신위 의제를 둘러싸고 벌어진 신경전 여파로 일부 최고위원이 혁신위원 추천을 미루면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최재형 위원장은 15일 "우리 당이 개혁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여기서 안주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면 혁신의 당위성은 논란의 대상이 될 여지가 없다"며 "이제는 우리 당이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혁신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것을 안다. 공격할 일도, 변명할 일도 아니다"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우리 정치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높지만 신뢰는 매우 낮다. 관심과 신뢰 사이의 거리는 정치개혁에 대한 기대"라며 "정치개혁의 출발은 정당개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대의 변화에 동떨어진 정치는 살아남을 수 없고, 개혁과 혁신에 둔감한 정당은 결코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며 "연이은 승리에 안주하기 쉬운 이때야말로 선제적이고 과감한 혁신을 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싸우거나 지체할 때가 아니다"라며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며,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당이 되고, 국민이 다시 정치를 신뢰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배 최고위원은 당초 혁신위 구성안 의결 당시 거론되지 않던 '공천 개혁' 의제를 이 대표가 끼워넣은 점을 문제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회의 석상에서도 혁신위원 추천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이 대표에 대한 반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당시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배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회의에서 “혁신위가 자잘한 사조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며 "어느 국회의원이 참여하겠다고 나서겠느냐”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 자신이 친윤계의 ‘민들레 모임’을 비판하면서 사용한 '자잘한 사조직'으로 이 대표의 혁신위를 겨냥한 셈이다.
이에 대해 ‘1호 혁신위원 내정자'로 이준석 대표 측근인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공천 관련 논의를 한다고 해서 (혁신위가) 이 대표의 사조직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전날 BBS 라디오에 출연한 천 위원장은 “만약 (혁신위가) 명분 없는 개혁을 한다면 다음번 당 대표가 와서 뒤집으면 그만”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당내에선 논란 속에 혁신위가 출범하더라도 결국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혁신을 해야 한다는 말에는 동의하지만, 어떤 정치적 의도가 숨겨진 혁신을 혁신이라고 할 수 있냐”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까지 혁신위원 배현진 윤영석 최고위원을 제외한 지도부가 혁신위원 추천을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오는 27일 예정된 당 윤리위의 이른바 '성상납 수수·증거인멸 교사 의혹' 징계안 검토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