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김성한 안보실장 전격사퇴 배경 두고 시각 차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23-03-30 15:27:33
우상호 "한일정상회담 후폭풍... 외교라인 갈등 때문일 것"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내달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외교안보 총괄사령탑인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전격 사퇴한 배경을 두고 여야가 엇갈린 관측을 내놨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30일 김 실장 사퇴와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갈등설' 등에 대해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한 이 사무총장은 '국빈만찬 문제 때문이냐'는 진행자 질문에 "여기저기서 추측성으로 말씀하시는 게 마치 사실인 양 알려지는 부분도 굉장히 많다"며 "단순히 그런 걸 가지고 사임을 하셨겠냐"고 반박했다.
이어 "아마 피로도 누적이 되고 또 여러 가지 매듭이 된 상태에서 진퇴할 시기를 보고 계시지 않았나 생각 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더 마무리해 주기를 바라셨던 것 같은데 본인이 지금이 때라고 생각해 사임을 결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성한 안보실장은 2021년 대통령께서 정치를 시작하실 때부터 외교안보의 틀을 짜고 함께해 오신 분으로 외교안보실장을 맡을 때도 일본 관계 정상화, 한미의 협력 체계 구축 등 정부가 안정되면 학계로 돌아가겠다는 이야기는 계속 해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최고의 미국통에다 북핵에 대한 아주 정통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분이기 때문에 아마 안보실장 교체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후임자인 조태용 신임 실장에 대한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그는 "지금 정통 외교관 출신들이 일제히 그만두고 있고, (반면) 비외교관 라인들은 그대로 건재하지 않냐"며 "그러면 정통 외교관 라인들이 비외교관 라인들에게 졌다 이렇게 봐야 한다"고 단언했다.
특히 그는 "이 문제, 특히 이 정도 라인들을 교체할 때는 적어도 저는 노선 갈등이 없지 않고선 (불가능하다)"면서 "제가 전해 듣기로는 한일 정상회담의 후폭풍으로 보여진다. 직업적 외교라인들은 이번 한일정상회담 추진에 대해서 상당히 우려를 많이 표시했다고 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 측에서 언론플레이하는 것도 굉장히 모욕적인데다가 외교적 관례를 벗어난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데 뒤치다꺼리는 전부 외교부 (몫)"이라며 "그것이 안보실 내 외교라인과 비외교부 라인 갈등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김 전 실장은 전날 오후 본인 명의의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부로 국가안보실장 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저로 인한 논란이 더 이상 외교와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1년 전 대통령님으로부터 보직을 제안 받았을 때 한미동맹을 복원하고 한일관계를 개선하며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며 “여건이 어느 정도 충족됐고, 미국 국빈방문 준비도 잘 진행되고 있어 후임자가 차질 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김 전 실장의 사의를 고심 끝에 수용하기로 했다”며 “후임 안보실장에 조태용 주미 대사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조 신임 실장은 미국·북한 문제에 정통한 외교관 출신으로, 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을 지내다가 현 정부 초대 주미 대사에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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