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날씨·강풍등 기후변화가 산불 대형화 키웠다
평년 강수량의 절반수준 그쳐
'최고 25.2℃' 더운 날씨 영향
산림 솎아주기도 이뤄지지 않아
박소진 기자
zini@siminilbo.co.kr | 2025-03-24 15:40:01
[시민일보 = 박소진 기자] 경북 의성과 경남 산청, 울산 울주의 산불은 주민 부주의와 함께 예전보다 고온건조한 날씨, 강풍 등 ‘기후 변화’가 겹쳐서 대형산불로 번진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경남 산청에서, 지난 22일 경북 의성과 울산 울주에서 산불이 난 뒤 현재까지 진화되지 않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경북 의성의 대표 관측지점인 의성읍 원당리의 평년 1월 강수량은 15.5㎜지만 올해 1월 강수량은 7.4㎜로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평년 2월 강수량은 22.6㎜지만 올해 2월 강수량은 4.8㎜로 21% 수준에 불과했다.
이미 경남·북 지역에는 연일 건조 특보가 발령된 상황이다. 또 의성의 최고 기온은 22일 25.2도 23일 26.4도로 봄이라기보다는 초여름의 더운 날씨를 보였다.
이렇게 봄의 건조함과 여름에 해당하는 고온이 만난 상황에서 산불이 났고 최대 순간 초속 17.9m에 이르는 강풍이 불었다. 이 때문에 걷잡을 수 없이 산불이 확산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 연구팀은 지난 2월 기후변화로 지구 온도가 1도 오를 때마다 매년 산불로 소실되는 지구 면적이 14% 늘어날 것이란 슈퍼컴퓨터 분석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하기도 했다.
기후변화는 기온 상승으로 산불 위험을 키운다. 이뿐만 아니라 산불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가 기후변화를 가속화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산림과학원이 산불피해지와 미 피해지를 조사한 결과 소나무 숲 100㎡가 산불로 탔을 때 이산화탄소 약 54t이 배출됐다. 이는 자동차 7대가 1년간 배출하는 양과 같았다.
그동안 녹화 사업으로 산이 울창해졌지만 솎아주기가 이뤄지지 않아 산림이 불에 취약한 화약고로 변한 점도 산불 대형화의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병두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난·환경연구부장은 “3월에 겪어보지 못한 건조하고 높은 온도의 날씨와 강풍이 대형 산불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결국 기후 변화와 관련이 있다”며 “앞으로도 산불 파괴력은 강해질 수밖에 없는 만큼 대응 역량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주택가나 원전 등과 가까운 곳에는 소나무를 솎아베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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