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탱크 달아 '화물 무게 부풀리기' 10억 빼돌린 화물차 기사등 적발

2명 구속·7명 입건… 檢 송치
원자재 88톤 고물상에 팔아

최성일 기자

look7780@siminilbo.co.kr | 2025-07-14 16:27:41

[울산=최성일 기자] 화물차에 물탱크를 설치해 무게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5년간 원자재 10억원 상당을 빼돌린 일당이 검거됐다.

울산경찰청은 업무상 횡령 혐의 등으로 A씨 등 화물차 기사 6명, 업무상과실 장물 취득 혐의로 B씨 등 고물상 업주 3명을 붙잡아 이중 2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7명을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 등 화물차 기사들은 2020년 1월~ 지난 5월까지 울산 지역 산업단지 내 업체에 금속 원자재를 납품하면서 원자재 88t(10억원 상당)을 빼돌려 B씨 등 고물상에게 팔아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산단 내 계근 거래 시스템을 악용했다.

해당 시스템은 납품 차량이 산단 내부로 진입할 때 차량의 중량을 계근대에서 측정한 뒤, 물건을 하차하고 나올때 다시 한번 무게를 측정해 납품량을 산정하는 방식이다 .

구속된 A씨 등은 화물차 적재함 하부 등에 500ℓ(0.5t) 용량 물탱크를 설치해 물을 채워 화물 무게를 부풀려 계근대를 통과한 후 상단을 빠져나오기 전에 물을 버려 무게를 낮춰서 측정했다.

즉, 기존의 납품해야 하는 원자재에서 0.5t에 해당하는 물량은 미리 빼돌린 후, 그 부족한 무게 만큼 물로 채워 계근대를 통과했다. 이후 줄어든 원자재만 납품하고 물을 버리고 다시 계근대를 지나가 전체 물량을 납품한 것처럼 속인 것이다.

이렇게 빼돌린 원자재는 따로 챙겨 B씨 등 경남 지역 고물상 업자에게 팔았다.

경찰은 이러한 범행이 이뤄진다는 첩보를 입수해 잠복수사,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A씨 일당을 붙잡아 조사한 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비슷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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