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일 “日 ‘강제노동 없었다’, 韓 굴복시키겠다는 것”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23-03-13 16:29:18
“앞으로 강제동원 얘기 꺼내지도 말라는 얘기”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우리 정부의 일제강점 하 강제징용 배상 해법을 내놓은 이후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의 ‘강제노동 없었다’는 발언이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강창일 전 주일대사가 13일 “한국을 완전 굴복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발언 배경을 분석했다.
강 전 대사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하야시 외상이)왜 이런 헛소리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자민당의 정략적 차원에서 얘기가 나온 것 아니겠는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은)강제동원이 없었으니 이런 얘기를 꺼내지도 말라는 것”이라며 “이제부터 일본은 더욱 더 고압적으로 나올 것이다. (한국은)때리면 듣는다는 생각이었을 것이고 아주 자존심이 상하고 화가 난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이 왜 이렇게 큰 나라답지 않게 꼼수를 부리는지 모르겠다. 이건 역사적 사실에 반하는 것”이라며 “징용령에 의해 끌려갔는데 그건 전부 강제 아닌가. 역사에 반하는 것들을 계속 반복하면서 상식적인 사람들을 왜 화나게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기시다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이 만나서 무슨 얘기를 할 수 있겠는가”라며 “또 대한민국 국민들도 받아줄 수가 없을 것이고 일본의 양심적인 세력도 이건 못 받아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하야시 말은 틀렸다, 기시다와 상대해서 뭔가 얻어내보겠다’는 의미라고 생각하고, 그렇다면 근래 들어서 아주 잘한 발언”이라며 “그래도 우리 대통령인데 그렇게 얘기했으니 일말의 기대라도 한 번 해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돌려 말했다.
그는 “박진 (외교부)장관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여지를 남겨놓은 것 같아서 기대를 해보는 상황”이라며 “이번에 (한일 정상회담에)가서 밥 한끼 먹고 사진이나 찍고 오는 것에서 끝내지 말고 정상끼리 만나기 때문에 허심탄회하게 얘기해야 한다. 역사적 사실에 대해 많이 공부하시고 가서 논리적으로 제압을 하면서 뭔가 성과물을 가지고 올 것으로 충정에서 고언을 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번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에 대해서는 “(한일 양국 관계를)정상화시키겠다는 의도는 참 좋지만 피해자들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와 과정을 완전히 생략해서 일본의 요구사항을 100% 수용한 게 돼 버렸다. 그래서 굴욕외교라고 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또 일본이 몇 년 동안 고압적으로 ‘대안 갖고 와라’ 하는 식이었는데 가해자가 거꾸로 피해자보고 이렇게 하는 건 자세가 아니다”라며 “일본은 원하지 않았는데 우리가 그냥 애걸복걸해서 정상회담을 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그래서 굴욕적이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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