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구리시 서울 편입, 인문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최광대 기자

ckd@siminilbo.co.kr | 2024-08-09 12:12:05

 최광대 기자

[구리=최광대 기자] 작년 11월, 국민의힘은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하는 특별법을 당론으로 추진하며,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시·군들을 서울로 편입하는 ‘메가 서울’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구리시, 광명, 하남, 과천, 성남, 고양 등이 편입 대상으로 논의되었다. 구리시는 이에 적극 동조하며, 12월 2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 편입이 시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감을 나타냈다. 백경현 구리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두 차례 회의를 통해 공동 연구반을 구성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등 협력의 모습을 보였다.

 

구리시의 서울 편입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은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문화일보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68%가 찬성하며, 이후 5월 대시민토론회와 7월 여론조사에서도 66.9%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이는 구리시의 서울 편입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나타낸다.

 

이와 관련하여 구리시의 한 향토사연구가는 인문학적 관점에서 서울 편입을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리시가 서울의 광진구, 중랑구, 노원구와 인접해 있으며, 이들 지역은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차산 고구려 유적을 비롯하여, 망우리역사문화공원과 조선왕릉 벨트 등 문화유산이 풍부한 지역적 특성을 살펴볼 때, 구리시가 서울로 편입된다면 이러한 문화유산의 가치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리시와 광진구, 중랑구, 노원구는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아차산 일대에서 발굴된 고구려 유적은 한국 역사에서 큰 의미를 지니며, 이 지역의 문화유산은 일제 강점기와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망우리역사문화공원은 독립운동과 관련된 인물들의 묘역이 위치해 있어, 그 역사적 가치가 더욱 부각된다.

 

또한, 구리시와 노원구에는 세계문화유산인 동구릉과 태강릉이 위치하고 있으며, 이는 조선왕릉 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유산들은 행정구역의 경계로 인해 일체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구리시가 서울로 편입된다면 더욱 통합된 문화적 가치가 창출될 수 있을 것이다.

 

지정학적 의미 또한 간과할 수 없다. 구리시, 광진구, 중랑구, 노원구는 조선시대 양주 땅으로, 역사적으로 한 행정구역으로 운영되었던 곳이다. 일제 강점기 이후 행정 구역이 편입되면서 이러한 역사적 일체감이 약화되었지만, 구리시의 서울 편입은 다시금 이러한 관계를 복원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구리시는 현재 서울 편입에 대한 행정적 절차에 집중하고 있지만, 향토사연구가의 제언처럼 인문학적 접근도 함께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문화유산의 통합적 개발과 사회적 일체감의 회복은 구리시의 서울 편입이 단순한 행정적 변화에 그치지 않고,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문화적 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길이다.

 

결론적으로, 구리시의 서울 편입은 행정적, 정치적 접근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일체감을 통한 사회 통합 모델인 상호문화주의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단순한 행정구역의 변경이 아닌, 역사와 문화를 아우르는 새로운 사회적 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구리시의 서울 편입 논의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며, 향후 이 과정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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