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중요하다
서울시의원 김호일
시민일보
| 2002-02-07 18:09:19
게이트의 연속이다. 우리는 지금 문민의 정부 말기에 다시 들어선 착각이 인다. 대통령의 친인척이 비리에 개입하고 적지 않은 정치권 인사가 그에 연루되어 정권에 존립마저 위태롭게 하고 있다.
때로는 피를 뿌리며 정권을 마감하고 때로는 국가원수를 지낸 분들이 감옥으로 가야했던 우리의 현대사는 언제쯤 순탄하고 정상적으로 한 정권을 마감하고 다음 대에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을까.
각종의 게이트와 굵직굵직한 부정부패의 실상 그리고 어김없는 중앙정치권의 연루사실은 우리를 지치게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여야 정치권의 공방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든다.
나는 1,030만 인구가 모여사는 거대도시 수도 서울의 의원으로서 그리고 한나라당 대표의원으로서 그 동안 지방자치의 최일선에 있었다. 지방자치를 생활정치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주민 복리와 직결되는 사안을 다루기 때문에 여야간 분쟁의 소지가 별로 없다. 지방의회는 그야말로 무엇이 가장 주민의 이익에 부합하는가 하는 실용주의적 관점을 견지할 수밖에 없다. 이념의 대립이나 당파적 이익은 그리 중요한 사안이 아닌 것이다.
지방정치의 발전은 지방 재정에 대한 통제를 완화하고 지방의회의 입법 권한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세법을 개선하고 자치입법권을 강화함으로써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의 기능과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는 것이 바로 시민적 이익을 우선하는 하나의 해법이다.
우리는 올해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바로 앞에 두고 있다. 대통령 선거가 정말 중요하다. 국가의 원수를 선출하는 일인데 중요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나는 지방선거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니 그보다 선거전에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의 권한과 역할을 증대시키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건강한 지방정치 엘리트들을 키우고 그들의 역할이 우리사회의 밑바닥에서부터 건실한 지방정치를 형성하고 투명한 행정과 민주적 의사결정의 문화를 만들어 나갈 때 대통령의 임기말에 보는 나라가 무너질듯한 요동은 없지 않겠는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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