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고싶다-춘천 청평사
낭만이 있는 이색 데이트
시민일보
| 2002-06-08 13:47:59
마땅한 데이트 장소가 없어 서성이는 연인들이 많다. 차를 마시고, 영화나 공연을 관람하고, 식사를 하고…. 매번 똑같은 데이트에 싫증나는 연인들이 있다면 호수와 계곡이 어우러진 숲길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이번 주에는 춘천에 있는 청평사로 연인과 함께 도시를 벗어나 보자.
강원도 춘천의 청평사는 하루 코스로 시원한 호수와 계곡 그리고 기차와 배의 낭만까지 즐길 수 있는 데이트 코스다. 청량리역에서 춘천까지는 기차로 다시 춘천 소양댐에서 청평사 선착장까지 배로 건너갔다 와야 한다. 이런 낭만 때문에 청평사는 오래 전부터 아베크족이 많이 찾는 명소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특히 청평사에서 나오는 배편이 일찍 끊겨 자칫 마지막 배를 놓치면 영낙없이 하룻밤을 묵어야 하는 신세가 되기 때문에 ‘육지 속의 섬’이라 불리기도 한다.
청평사로 가려면 청량리역에서 춘천행 기차를 타야 한다. 경춘선은 시원한 북한강을 따라 대성리, 청평, 가평, 강촌을 지나는 아름다운 철로. 시원한 주변 풍광과 작고 예쁜 역사들을 지나노라면 그냥 내려버리고 싶은 충동도 일지만 종착역 남춘천까지 가야 한다. 남춘천역에 내리면 역 앞에서 소양댐행 직행버스를 탄다. 30~40분 정도면 소양댐 정상에 도착, 소양호와 소양강의 시원한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소양댐은 1973년 완공된 동양 최대의 사력(沙力)댐으로 소양댐을 오르다 보면 그 웅장함에 절로 놀라게 된다. 댐의 규모에 걸맞게 산으로 둘러싸인 소양호 역시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반대편으로는 소양댐을 빠져나간 소양강이 멀리 흘러간다.
소양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선착장으로 내려가 청평사행 배를 탄다. 청평사 선착장까지는 10분 정도 걸린다. 담배 한 대 피울 정도의 짧은 시간이지만 배의 정취를 느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청평사 선착장에서부터는 청평사까지 걸어 올라간다. 청평사 상가단지의 맨 끝에 있는 오봉산장을 지나면서부터 본격적인 숲길이 펼쳐지는데 청평사계곡과 나란히 이어지는 정감있는 숲길이다. 길을 걷다보면 숲길 옆 적당한 계곡에서 발을 담그고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연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길을 따라 오르며 반듯한 구성폭포, 고려시대의 인공연못인 영지 등을 지나 청평사에 닿게 된다. 선착장에서 청평사까지 걷는 거리는 약 30~40분 정도로 산책하기에 적당한 거리다.
실제 목적지인 청평사는 그다지 볼 것은 없다. 본래 큰 사찰이었으나 한국전쟁 때 대부분 불타버리고 현재 남아 있는 국보급 문화재는 회전문(廻轉門, 보물 제164호)이 유일하게 남아 있다.
돌아오는 길에는 시간이 허락된다면 소양댐을 걸어 내려오는 것도 좋다. 20~30분 정도 걸어 내려오는데 나름대로 운치가 있는 길이다.
▲ 가는 방법
자가운전 청평사는 이제 차로 들어갈 수도 있다. 화천 쪽에서 청평사로 들어가는 도로가 생긴 것. 그러나 중간에 험한 비포장길이 있어 운전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가지 않는 것이 좋다.
대중교통 청량리역과 남춘천역을 오가는 기차는 오전 6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무궁화호와 통일호가 수시로 다닌다. 소양댐 선착장에서 청평사 선착장을 오가는 배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항된다.
▲ 맛있는 집
소양댐 아래에서 닭갈비로는 통나무집(033-241-5999)이 유명하고 통나무집 뒤편에 있는 카페 詩月(033-241-7079)도 들러볼 만하다. 막국수는 명가막국수 (033-241-8443)가 유명하다. 또 청평사로 오르는 길목에 ‘할매집’이라는 간이음식점이 있는데 17년째 간이음식점을 운영하는 할머니의 손맛이 맛깔스럽다.
자료제공:투어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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