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고정-KBS1‘인간극장’

태극전사 가족들의 감동드라마

시민일보

| 2002-07-03 17:00:36

KBS 1TV 미니다큐 ‘인간극장’(저녁 7시)에서는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의 감춰진 애환을 다룬 월드컵 특집 `대~한민국 나의 아들’ 편을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방송해 시청자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들 중 차세대 한국 축구의 리더로 떠오른 젊은 선수 이천수, 김남일, 이영표 등의 부모와 가족들을 통해 이들의 감춰진 삶을 밀착 취재했다.

사연 없는 가족이 어디 있으랴마는 가난과 좌절을 딛고 이들이 그라운드에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가족들의 헌신적인 보살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라운드의 진공청소기’ 김남일. 세계적인 스타들의 공격을 차단한 미드필더 김남일은 아버지의 눈물을 가슴에 담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무명 선수에서 일약 주목받는 월드스타로 떠오른 그의 과거는 지독한 가난과 방황의 연속이었다. 막노동을 하는 아버지와 집에도 들어오지 못한 채 여러 공사장을 돌아다니면서 함바집에서 밥을 지어온 어머니. 그런 부모님을 대신해서 어린 김남일은 할머니 손에서 커야 했다.


부모님이 그립고 가난한 것이 싫을 때마다 오기로 공을 찼던 김남일은 고등학교땐 지긋지긋한 가난이 너무 싫어 축구를 그만두겠다고 팀을 이탈해 한달간 방황한 적도 있었다. 그때 막노동을 하던 아버지는 여관에서 잠을 자며 웨이터 일을 하던 아들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면서 “다시 축구부로 돌아가 축구를 계속해라, 아버지는 막노동꾼이지만 너마저 막노동꾼으로 만들 수는 없다”고 애원했다.

김남일은 그날 아버지가 흘린 눈물과 ‘너만은 막노동꾼이 되지 말라’는 간청을 기억하며 월드컵의 신화를 만들어냈다.

이밖에 7년동안 빚쟁이에 쫓겨 다니면서 아들이 주워온 헌 스타킹을 빨아야 했던 이천수의 어머니, 오랜 막노동으로 몸이 아파 경기장에도 가보지 못한 이영표의 어머니 이야기가 월드컵 열기에 들뜬 시청자들의 가슴에 잔잔한 감동을 준다.
/문향숙기자 cult@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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