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라‘노는’재미가 있다
아리랑의 발상지 정선 여행
시민일보
| 2002-08-17 15:21:19
구슬픈 아리랑의 고장 정선은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십리는 커녕 오리도 못가서 발병이 날 정도로 사방이 산들로 막힌 오지였다. 하지만 지금은 사방으로 포장도로가 만들어져 산과 강이 어우러진 드라이브 코스로, 다채로운 볼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아리랑의 발상지 아우라지는 잠시 차를 세우고 바라다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정선은 아우라지 외에도 둘러볼 곳이 너무나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화암팔경, 백전리의 물레방아, 임계 반천의 구미정 등을 둘러보면 정선의 반 정도는 보았다고 할 수 있다.
화암팔경은 정선군 동면 화암리의 아름다운 8곳 화암약수, 거북바위, 용마소, 화암동굴, 화표주, 소금강, 몰운대, 광대곡을 말한다.
화암약수는 강원도의 다른 약수들과 마찬가지로 탄산수로 넉넉한 수량을 보유하고 있다. 약수터 주변도 산책삼아 계곡을 거닐거나 준비해간 도시락을 먹어도 좋을 정도로 잘 정돈돼 있으나 매점과 숙박시설 등이 적지 않게 들어서 있어 호젓한 맛은 조금 떨어진다.
화암동굴은 금광으로 썼던 갱도가 석회암 천연동굴과 연결돼 특이한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 ‘금과 대자연의 만남’이라는 주제를 표방하고 있는 이 동굴의 전반부는 금광의 갱도를 재현해 놓았고 중간부분은 천연동굴로 후반부는 금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게 꾸며 놓았다. 그래서 이곳을 금광박물관이라고도 하는데 자녀들과 함께 둘러보면 교육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동굴의 총 길이는 1.8킬로미터로 다 둘러보는데 약 한시간 남짓 걸린다. 동굴 안은 한여름에도 추우므로 아이들은 긴팔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광대곡은 정선의 숨겨진 비경이라 할 수 있다. 약간의 다리품을 팔아야 하지만 계곡 깊숙이 들어갈 수록 좁아지는 계곡 틈새로 펼쳐지는 바위들의 모습이 뛰어나다. 4킬로미터 정도에 불과한 계곡에 열두개의 용소와 폭포들이 줄줄이 이어져 있다. 봄에는 철쭉을 볼 수 있고 가을에는 단풍이 아름다운 곳이다. 요즘은 바위를 타고 흘러내리는 시원한 계곡 물을 만끽하면서 트래킹을 즐길 수 있다. 이밖에 화암팔경들은 가는 길목에 자리잡고 있으므로 강변에 잠시 차를 세우고 바라보아도 좋다.
장식용으로 만들어진 요즘 물레방아들과는 달리 백전리의 물레방아는 실제 사용된 곳에 남아 있고 불과 수년 전에도 돌고 있었다는 점에서 희소가치가 있다. 찾아가는 길이 좁고 어렵지만 인내심을 갖고 좁은 길을 따라 가노라면 그 나름대로의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임계 반천의 구미정은 골지천 너럭바위 위에 앉아 있다. 조선 숙종때의 은둔거사가 이 곳에 자리잡고 아홉가지 아름다움이 있는 곳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구미정보다는 남한강의 상류 태백 검용소의 물이 흘러들어 강의 모습을 찾아간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만한 곳이다. 최근에는 마을관리 휴양지로 야영장이 만들어져 있고 주변의 민박집들도 많이 생겼다. 하지만 골지천을 가로질러 놓은 철다리는 눈에 거슬리기도 하다.
정선여행은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하더라도 실망하지 않는다. 기차를 이용할 경우 청량리역에서 증산까지 가서 증산에서 정선까지 가는 꼬마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 철도청에서 가끔 정선 5일장에 맞춰 전용열차를 운행하기도 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는 영동고속도로 진부 톨게이트를 나와서 정선으로 들어오는 길이 좋은데 숙암을 거쳐 나전으로 나오는 오대천 주변 드라이브 코스가 일품이다.
정선5일장은 끝자리가 2일과 7일인 날이다. 장터에는 향토음식과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어 우리나라 재래시장 가운데 손꼽힐 만하다.
정선에 가면 빠뜨리지 말아야할 보양식이라면 향어백숙이 있다. 향어에 대추, 밤, 우엉, 죽순, 인삼, 황기, 찰옥수수 등의 약재와 야채를 넣고 1시간 넘게 끓여내온 것으로 여름철 건강식으로도 그만이다. 가장 유명한 집은 할머니횟집(563-2786) 이다.
자료제공: 가고파(www.kagopa.com)512-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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