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책과 함께…

시민일보

| 2002-09-04 15:12:25

■‘번개나들이’
주 5일제 근무로 여가시간이 늘어나면서 여행을 계획할 일이 많아졌다. 여행사를 통해 가는 것은 일정 안에 매여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때론 답답한 여행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아무 곳이나 찾아간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특별히 계획을 세우지 않고 생각나면 떠날 수 있는 여행서적이 나왔다. 바로 ‘번개나들이’(정해용 지음 범조사 刊). 제목 그대로 언제든지 아무 때나 훌쩍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 751곳을 소개한 나들이 가이드북이다.

이 책은 각 지역의 현장정보가 풍부히 실려 있다. 자동차가 편리한지, 대중 교통 수단이 편한지, 주차사정은 어떤지 등의 교통정보와 물가 정보를 비롯해 각 장소가 지닌 역사적 사회적 의미 등도 설명해 놓았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특징은 여행지의 소개가 행정구역 구분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이동하기 쉬운 동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관심 지역의 가장 잘된 사이트들을 찾을 수 있는 인터넷 정보도 상세히 실었다.

저자가 말하는 이 책의 200% 활용법은 페이지의 여백에 어디를 가든 책의 내용과 달라진 사정이나 추가 정보가 있다면 메모해 두는 것. 스스로 만드는 여행지가 될 수 있고 책은 절로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448쪽 9,800원.

■청춘의 사신 (서경식 김석희역 창작과 비평사 216쪽 10,000원)
서양의 미술관, 박물관을 돌아다니며 접한 미술품을 다룬 ‘나의 서양미술 순례’의 저자 서경식이 쓴 두 번째 미술 에세이집. 이 책은 20세기 전반의 회화예술과 아픈 역사를 살다간 작가들의 삶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의 두 형(서승·서준식)을 20년간 감옥에 빼앗기고 일본에서 조국의 옥중에 갇혀 있는 형들을 석방시키기 위해 통고의 세월을 지낸 체험에 뿌리박힌 진지한 시선과 역사와 예술을 둘러싼 깊이 있는 사색을 엿볼 수 있다.


■삼국지의 영광 (김문경 사계절출판사 288쪽 9,800원)
소설 삼국지는 사실을 바탕으로 한 것일까? 대부분 삼국지가 역사서를 텍스트로 둔 소설이라 알고 있지만 소설 삼국지 이야기는 70%가 허구다.

원래 삼국지는 국가 고시 수험서로서 과거 준비를 위해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역사책처럼 어렵지 않고 문장도 속되지 않은 책으로 탄생됐다. 후에 소설 삼국지가 연극, 그림자극, 전설 등 대중성을 기초로 만들어지면서 역사보다는 대중적인 재미에 충실한 책이 됐다.

이 책은 삼국지가 어떻게 쓰여졌고 어떻게 변화됐으며 누가 왜 삼국지를 사랑하는지 등을 살펴보고 삼국지라는 키워드로 중국 문화를 해부했다.

■NGO와 정부 그리고 정책 (박상필 도서출판 아르케 368쪽 18,000원)
사회 과학의 새로운 연구영역으로서 NGO학을 정립하기 위해 그 가능성과 NGO의 개념을 다룬 책.

오늘날 NGO는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시민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등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실천적 행위로 큰 역할을 해오고 있다. 저자는 NGO를 하나의 독립된 영역으로 확립하고자 그동안 NGO 관련단체 및 여러 학회에서 발표된 논문을 엮어냈다.

■그 저녁은 두번 오지 않는다 (이면우 도서출판 북갤럽 104쪽 5,000원)
서민들의 고단하고 진실된 삶을 따뜻하고 맑은 눈으로 들여다본 시 세계를 보여줬던 보일공 출신의 이면우 시인의 개작 시집.

가난과 노동을 담담히 그려내고 있는 시인은 팍팍한 현실을 노래하지만 그 현실에 휘말리지 않고 섣불리 넘어서려 하지도 않는다. 자신만의 삶의 경험이 녹아 있는 시인의 세계는 고통과 소외를 자신만의 육성으로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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