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희망과 감동’을 싣고

실화 바탕‘야구영화’2편 흥행예고

시민일보

| 2002-10-01 15:42:16

올 가을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야구소재의 영화가 주목을 끌고 있다.

우리 영화 ‘YMCA 야구단’과 미국의 ‘더 루키’. 송강호, 김혜수 주연의 YMCA야구단은 100년전의 우리나라 야구 창단의 이야기를 코믹적인 요소로 풀어냈고 데니스 퀘이드 주연의 루키는 불과 3년전에 데뷔한 마흔살 신인 투수 루키 짐모리스의 삶을 감동의 드라마로 만들었다.

두 영화의 공통점은 사실적인 내용을 기반으로 야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자신뿐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준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YMCA야구단
1905년 조선의 황성 한복판에 YMCA 베쓰뽈 단원모집이란 낯선 벽보가 붙는다. 글공부보다는 돼지 오줌보 축구공으로 운동하는 것을 더 좋아한 선비 이호창, 그의 친구이자 친일파의 아들 광태, 가난한 쌍둥이 형제, 방망이를 깎아 좌판에서 장사를 하던 상인, 놀고 먹는 양반댁 자제 등 나이, 신분, 직업이 천차만별인 사람들이 YMCA회관 앞에 모인다.

잠방이에 짚신차림, 실뭉치 공에다 포수의 마스크는 하회탈 가면, 베트는 도끼 작대기, 빨래 방망이 등 제대로 된 야구 장비 하나 없는 이들은 신여성 정림을 감독으로 조선 최초의 YMCA야구단이 결성되고 연전연승하며 최강의 팀으로 황성시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게 된다.

그러나 나라의 앞길은 암담하고 조선이 일본과 을사조약을 체결하자 이에 비분강개한 정림의 아버지는 자결하고 YMCA야구단의 연습장도 일본군의 주둔지로 바뀌게 된다. 이를 계기로 YMCA야구단은 일본군 클럽팀과 야구 대결을 하게 되는데….

조선 최초의 야구단이라는 신선한 소재만큼이나 배우들의 연기와 앙상블도 뛰어나다. 송강호 특유의 코믹적인 개인기와 김혜수의 대사마다 ‘∼니다’라고 끝나는 능청스런 말투도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제작비 42억원 중 6억원을 들여 황성의 종로거리 경관을 위해 대규모 오픈세트를 지었고 당시 야구장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현해 냈다. 헝겊, 짚, 가죽 등으로 만들어낸 야구 소품도 아기자기한 볼거리다.

한 가지 흠이라면 역사적인 사건을 억지로 삽입한 듯한 느낌을 주는 무리한 전개방식. 팀에서의 투수와 포수인 대현과 광태는 항일 운동가와 친일파의 아들로 분하지만 사회적인 인물로서의 역할은 미흡해 이들이 서로 대립하고 화해하는 장면은 어색한 느낌을 준다.


◆더 루키
젊었을 때 야구선수로서의 꿈을 접은 선수가 뒤늦게 재기에 성공한다는 다소 뻔한 줄거리를 담고 있지만 실화가 지닌 무게감과 드라마틱한 연출로 가슴을 울리는 감동을 준다.

메이저리그 투수의 꿈을 간직해온 짐 모리스는 직업군인인 아버지의 잦은 전근으로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사를 다녀야 하는 사정으로 훈련에 몰두하지 못한다. 다행히 83년 마이너리그에 입단해 메이저리그를 향한 발돋움으로 연습에 임하지만 치명적인 어깨 부상을 당하고 야구계에 은퇴한다.

그는 세 아이를 둔 가장이자 텍사스 작은 마을의 고등학교 화학교사로 일하며 고교 야구팀을 지도하고 있지만 마음 한구석 메이저리그를 향한 꿈은 버리지 못하고 산다.

우연히 야구부 제자들은 혼자 매일 투구 연습을 하던 짐을 발견하고 자기들이 주 챔피언을 차지하면 메이저리그의 꿈에 다시 도전해보겠느냐고 제안한다.

하위권에서 헤매던 제자들은 놀라운 투혼을 발휘해 약속대로 우승하고 트라이 아웃에 참가한 짐은 157㎞의 광속구를 뿌려 입단 제안을 받는다.

마이너리그에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한 짐은 가족의 생계를 걱정하지만 아내의 격려로 훈련에 임하고 그로부터 3개월 뒤 40세의 나이에 신인으로 메이저리그로 발탁돼 꿈에 그리던 마운드에 우뚝 선다.

드라마틱한 영화 내용 못지 않게 제작진이 이 영화를 만든 과정도 드라마틱하다. 제작자 중 한 명인 마크 시아르디는 지난 99년 주간 스포츠지에서 마이너리그에 복귀한 고교 교사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영화화를 결심한다. 알고보니 그는 짐과 밀워키 브루어스 마이너리그 입단 동기이자 룸메이트였던 것. 짐은 마크가 자신의 에이전트와 접촉을 시도하던 중 메이저리그로 승격해 완벽한 성공신화의 주인공이 됐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