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탐방-마포구청 기우회
手談 나누다 보면 스트레스 싹~
시민일보
| 2002-10-13 15:46:17
“직급, 나이, 성별을 모두 떠나 인생의 동고동락을 공감할 수 있는 바둑의 오묘함은 바둑을 두지 않는 사람은 아마 모를 겁니다”
마포구 기우회 수장을 맡고 있는 김재형 건설교통국장은 기우회가 여느 동호회와 달리 국장급들부터 기술직까지 다양한 회원들을 보유(?)하고 있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오직 급수만으로 고수를 판가름하기 때문에 구청장과 말단 직원이 대국을 할 수 있고, 또 아이와 할아버지가 수담(手談)을 즐길 수 있다는 말이다.
재미 삼아 바둑을 두던 직원들이 체계적인 모임을 만든 것은 96년. 모두 아마츄어면서 실력이 비등하다보니 승부의 묘미가 있어 회원들수 60여명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이들 회원들은 각자 기력을 향상하면서 한 달에 한번씩 지하식당에 모여 대국을 펼친다. 복잡한 업무를, 어려운 상하관계를 바둑을 두면서 잊어버릴 수 있어 친목도모에 제격이고 바둑을 두는 시간만큼은 잡념을 날려버릴 수 있어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다고 한다.
또 재미를 더하기 위해 수시로 작은 대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지난 6일에 열린 공무원바둑대회에는 기우회 회원들은 물론 박홍섭 구청장, 김영식 구의회 의장, 구의원 등이 참여해 대국을 펼쳐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다.
바둑은 두면 둘수록 오묘한 신비가 있다고 한다. 고등학교시절부터 바둑을 두기 시작했다는 곽승렬(식품위생팀장) 부회장은 “바둑은 변화의 수가 무궁무진한 하고 승부의 묘미가 있어 가히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불릴 만 하다”고 예찬론을 펼친다.
곽 부회장은 노력한 만큼 실력이 향상되다보니 처음에는 이기는 재미에 바둑을 뒀지만 점차 승부를 떠나 삶의 지혜를 배우는 맛에 둔다고 한다. 많은 심리적 변화와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인내와 끈기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다스릴 수 있어 정신수양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
그는 또 바둑이 손과 머리를 끊임없이 사용하기 때문에 노인치매예방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지적능력 향상에도 좋다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취미생활로 해 볼 것을 적극 권장했다.
/최애선기자 sun@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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