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흥행코드 ‘조폭코미디’
시민일보
| 2002-10-15 17:03:13
오는 18일 개봉되는 ‘2424’와 ‘굳세어라 금순아’는 우리나라의 흥행코드 조폭을 소재로 한 코미디다.
사투리와 욕설, 무식함으로 웃음을 유발하고 때리고 맞는 액션으로 영화의 스케일(?)을 보여주는 조폭 이야기는
이제는 흥행의 안정성을 보장받기 위한 코드가 됐다.
두 영화에서도 그런 점들은 쉽게 발견할 수 있다. ‘2424’가 조폭과 검찰의 대결을 그린 전형적인 조폭 이야기인 반면 ‘굳세어라 금순아’는 조폭을 양념으로 아줌마의 활약상을 보여준다.
◆2424
마약밀매단 넘버2 태호는 300억짜리 다이아몬드를 고추장 단지에 숨겨 해외로 이민 가려하지만 낌새를 챈 검찰은 그를 잡기 위해 이사짐 센터 직원으로 위장한다. 초짜 검사 최두칠이 작전명 2424의 지휘를 맡게 되고 태호의 집으로 새로 이사온 사람들의 짐을 운반해 준 한익수가 두칠과 번번이 대립하면서 일은 꼬이기 시작한다.
전광렬,예지원,소유진,정웅인,김래원 등 스타급 배우들을 대거 주연으로 내세운 이 영화는 주연들의 이름만큼이나 그 활약이 두드러지지는 못한 편. 조폭 일행과 검찰, 이삿짐센터 직원등 세 부류로 나뉜 배우들 각각의 캐릭터는 개성이 뚜렷한 편이지만 부자연스럽고 조화롭지 못하다.
영화 배우 한석규가 지원하는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 2회 당선작으로 기대로 모은 ‘2424’는 다양한 에피소드와 대사의 유머감각이 돋보이지만 갖가지 코믹요소는 정리가 안 돼 산만한 느낌을 준다.
◆굳세어라 금순아
‘여기 비브르사비 술집인데 와서 남편 좀 데려가쇼’
초짜 아줌마 금순(배두나)에게 청천벽력 같은 전화가 걸려온다. 술 한잔도 제대로 못하는 남편(김태우)에게 170만원이라는 술값이 나왔다는 소리를 듣고 금순은 6개월 된 아이를 엎고 남편을 찾아 유흥가를 찾아 헤맨다.
번쩍이는 수많은 네온사인에 남편이 있는 술집을 찾는 금순은 노래방에서 일하는 아줌마, 포장마차의 착한 부부, 길거리의 부랑아 등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지나친다. 그러던 중 어린 학생을 꼬시는 중년 남자를 보고 금순은 전직 국가대표였던 배구 실력을 발휘 강스파이크를 날린다. 동그란 것이면 무엇이든 집어 던져 나쁜 놈을 혼내려던 것이 우연히 밤거리의 조폭 두목에게 맞으면서 한바탕 추격씬이 펼쳐진다.
한국에 존재하는 제3의 성이라는 아줌마를 소재로 조폭이란 흥행 요소를 가미한 이 영화는 기존의 조폭 코메디와는 달리 인간적인 냄새가 풍긴다.
10kg의 아이를 엎고 뛰어다니는 초보 아줌마로 변한 배두나의 연기 변신은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 주인공 배두나의 시선을 따라 흘러가는 영화는 100여분의 러닝 타임을 무리 없이 소화해 낸다. 시나리오 작가 현남섭 감독의 데뷔작.
/문향숙기자 cult@siminnews.net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