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없이 뛰어든 할렘 선교사 소개

백악관 뒷골목의 성자들

시민일보

| 2002-11-24 16:01:15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 백악관으로부터 차를 타고 5분만 가면 알코올과 마약 중독자들, 가
난한 노숙자들이 모여 사는 곳이 있다. 바로 가난한 흑인들이 살고 있는 할렘가.

‘백악관 뒷골목의 성자들’(예영커뮤니케이션 刊)은 가난에 찌든 그들에게 한국인들은 돈
밖에 모르는 수전노로만 비쳐진 삭막한 이 곳에서 선교 활동을 벌이고 있는 최상진 목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순교를 각오하고 할렘 선교 사역에 뛰어 들었던 최 목사는 처음에는 살인과 폭력, 마약의
전쟁터 한복판에 있는 자신이 두려웠다. 전날에 함께 있었던 흑인 형제가 다음날 시체로 발
견되고 자신과 얘기 나누려는 자매의 옷에서 바퀴벌레가 나와 선뜻 반기지 못했던 일, 흑인
아이들과 캠프에서 아이들의 누추함에 고개를 들지 못했었다.

그러나 최 목사는 멋모르고 밤거리를 활보하며 가난한 형제들과 겁없이 인사를 나누며 포옹
하고 마약을 하는지 안 하는지 분간을 할 수 없어 닥치는 대로 반겨준 것이 할렘가의 사람

들에겐 감동을 주었다.

마침내 흑인 노숙자들을 위한 쉼터 평화나눔공동체가 세워졌을 때 최 목사를 의심어린 눈으
로 보던 그들의 얼어붙었던 마음이 녹으면서 자본주의 그늘에 갇혀 희망을 잃었던 노숙자들
에게 희망을 심어 주었다.

최 목사는 LA 폭동은 한인들에게 아픔도 주었지만 흑인들의 폭동이 결코 남의 것이 아님을
일깨워준 일이라고 말한다. 흑인들이 고통을 받을 때 그들과 함께 힘이 돼 주는 것이 진정
한 한흑 화합임을 인식해야 할 때이며 워싱턴 지역 한인들도 흑인들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힘을 모아줄 때 소수 민족들의 자리 매김이 원만해진다고 설명한다. 288쪽 10,000원
/문향숙기자 cult@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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