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산하기관 공채 지나친 우연 ‘구설수’

채용자 대부분 손지사 측근·주변인사

시민일보

| 2002-12-29 17:48:39

경기도가 공개모집하는 공무원 또는 산하기관장마다 모두 손학규 지사의 측근 또는 주변 인물들이 최종 선발돼 '공개모집으로 포장된 제사람 챙기기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29일 도와 산하 관련 기관에 따르면 도는 지난 10월29일 개방형직위인 서울사무소장(4급 상당) 채용공고를 내고 응시원서를 접수했다.

도는 당시 외부인사 및 공무원 7명으로 구성된 인사위원회의 서류심사 및 면접을 통해 지원자 4명 가운데 1명인 정성운씨를 최종 선발, 지난 12일 정식 임용했다.

정씨는 손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도는 지난 9월 역시 공개모집을 통해 개방형직위인 여성정책국장에 박명자(57·전 도의원)씨를 임명했다.

당시 여성정책국장 공개모집 지원자는 10명이었으나 결국 한나라당 도지부 사무부처장과 5대 도의원(비례대표)를 역임한 박씨가 최종 선발됐다.

비슷한 사례는 산하 기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도가 전액 출자해 만든 경기지방공사도 지난 9월 11일 공개모집을 통해 3명의 응시자가운데 오국환(57) 전 한국토지공사 부사장을 임명했다.

용인시 기흥읍 출신인 오 사장은 손 지사와 같은해 경기고를 졸업했다.


특히 오 사장의 공개채용 과정에서는 응시원서 접수기간 바로 하루전에 모집공고를 내 "사전에 관련 서류가 준비된 사람만이 응시할 수 있는 등 특정인을 선발하기 위한 조치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역시 도지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법인 경기디지털아트화이브종합지원센터도 지난달 22일 채용계획 공고를 통해 사무처장을 공개모집했다.

이 공개모집에서도 손 지사의 친구이자 고교 동문으로 알려진 박윤행(55)씨가 선발, 지난 23일 임용됐다.

도 및 해당 기관 인사 관계자들은 "응시자가운데 해당 업무 최적격자를 적법한 절차에 따라 선발했을 뿐 손 지사와의 관계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그동안 공개모집에서 손 지사와 관련된 인물들이 모두 선발된 것은 우연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도청 주변에서는 "공개모집마다 지사 관련 인물들이 선발되는 것은 우연치고는 믿기 어려운 결과"라며 "공개모집 인사를 보고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는 의혹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수원=권중섭기자 kjs1032@siminnews.net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