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신의 실크로드기행
동서로 갈린 비운의 투르키스탄
시민일보
| 2003-01-21 14:51:01
아이티거얼 이슬람사찰은 카스시의 중심에 있으며 유구한 역사를 가진 휘황한 건축예술과 웅대한 예배 장면이 일품이다. 이 사찰은 1442년에 건축되었고 목전에 중국에서 제일 큰 이슬람 사찰이다.
사찰은 문루, 정원, 경당과 예배전 4개의 큰 부분으로 조합됐으며 입구의 사찰 탑루의 건축은 웅대해 그 조각 예술은 전체 건축물의 최상을 보여준다.
사찰 서북쪽은 예배전에는 보통 2~3천명이 예배를 하며 금요일(주마일)에는 약 6~7천명이 명절때는 2~3만명이 예배를 보고있다.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넘어가면 파키스탄으로 갈수도 있고 투르가르크 패스를 넘어가면 키르키스탄으로도 들어갈 수도 있는 아주 옛날의 국제 무역과 교통의 요지를 차지했던 곳이다.
물론 지금도 주변국에서 많은 보따리 상들이 몰려들고 있지만 옛 영광에 미치기에는 어림없는 상황이다.
중국비자를 받고서 여행을 하고 있지만 전혀 중국 같지 않다는 것을 신강 위그루지역을 돌아본 사람은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중국에서 가장 예민한 신강지역인 만큼 모든 것들이 아프카니스탄 덕택에 예사롭지가 않았다.
지금도 이슬람 분리주의 단체인 동 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이 활동하고 있다. 늘 그랬왔지만 더 심한 인상이다.
2층 침대열차를 타고 올 때부터 공안의 까다로운 여권 검색과 또한 웃기지도 않은 질문을 하며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라면 영락없이 공안의 감시가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였다.
서 투르키스탄과 동 투르키스탄으로 갈라진 비운의 지역인 투르키스탄.
구 소련에서 독립해 각자 제 갈길을 가고 있는 서 투르키스탄의 5개 공화국과는 달리 강력한 중국의 탄압에 짓눌려 꼼짝 못하고 맥없이 살아가는 동 투르키스탄에서 이슬람의 완전한 자유는 아마도 불가능 할 것 같다. 독립을 생각하기에는 이미 10년 전에 물 건너갔다.
그 옛날 왕성했던 국제자유 무역시장에는 영어, 러시아어, 위그루어 등으로 큼지막하게 간판을 걸어 놨지만 촛점을 잃어버린 눈동자 같았 보였고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신호등은 무용지물이며 조랑말이 끄는 마차는 중국에 의해 짓눌려있는 신강지역의 모습을 드러냈다.
눈에 띄게 늘어난 오토바이는 자동차와 함께 매연의 주범이었고 발디딜 틈을 주지 않는 일요일시장은 온통 먼지를 마음껏 마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식당에서 자동차에서 과일을 파는 노점상들이 틀어놓은 위그루 노래는 스피커가 터질껏 같은 굉음에 가까운 음악이었으며 한여름에 가까운 더위 속에서도 먼지 때문에 입을 다물고 다니는 고통과 함께 귀까지 막아야하는 다양함을 볼 수 있었다.
여행전문가 kapabah@chollian.net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