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물소리 귓가에 들리는듯

‘송필용展’ 인사洞 학고재서 오늘 열어

시민일보

| 2004-06-29 19:35:46

시원한 물줄기가 그리워지는 여름. 푸른색과 옥색의 폭포가 가슴속까지 후련하게 하는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서울 인사동 학고재에서 열리는 송필용 개인전 ‘흐르는 물처럼’(30~7월13일)에는 물이 빚어내는 생명력 넘치는 자연의 모습을 담은 작품 38점이 소개된다.

송필용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물의 순리와 법칙.

거친 자리와 불편한 자리를 마다하지 않고 막힘없이 흐르는 물을 통해 물의 외형적 모습보다는 물이 지닌 다양한 의미와 정신성을 탐구하고자 했다.

출품작들은 크게 수직으로 흐르는 물과 수평의 정지한 물로 나눌 수 있다. ‘구룡폭’ ‘비봉폭’에서 보이는 수직의 물은 지축을 뒤흔들듯 거대하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의 속도감을, ‘삼일포’ ‘해금강’과 같은 수평의 물은 모든 것을 포용하는 정적이고 무한한 세계를 표현한다.

송필용의 그림은 많은 부분 우리 전통회화에서 근원을 찾아볼 수 있다.

흰 폭포수와 바위의 표현은 겸재 정선의 ‘박연폭포’나 단원 김홍도의 ‘구룡폭포’가 지닌 강렬한 단순미와 흡사하다. 또한 ‘삼일포’에서 그림의 포인트가 되고있는 정자는 동양화적인 선묘로 그 맛을 살리고 있다.

옛 선비들은 직접 폭포를 보지 못하더라도 서재에 관폭도를 그려넣고 바라봄으로써 물을 즐기고 물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자했다.

‘관폭-변산에서’ ‘관폭-지리산에서’는 전통회화의 관폭도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

송필용의 물 그림들은 온통 푸른 쪽빛과 비취색 옥빛으로 가득차 맑고 신비로운 화면을 만들어낸다.

작가는 쪽빛과 옥빛의 물을 통해 생명의 기운을 예찬하고 있다.

문의 02-739-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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