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청사기 문양으로 본 ‘자연’
호림박물관 소장품 특별展 오는 7일 열어
시민일보
| 2004-07-01 19:36:08
한국도자사에서 14세기 중후반 이후 임진왜란 무렵까지는 흔히 분청사기(粉靑沙器) 시대로 일컬어진다.
주의할 것은 글자 그대로는 ‘분을 바른 듯하고 푸른 빛이 도는 사기’를 뜻하는 ‘분청사기’라는 말이 실은 근대 미술사가 만들어낸 개념이라는 사실이다.
이런 용어는 1930년대 미술사가인 우현 고유섭(1904~1944)이 조선적 전통을 도자기에서 찾아내려는 과정에서 앞 시대 ‘고려청자’ 및 임진왜란 뒤의 ‘조선백자’와 구별하기 위해 ‘분장회청사기’(粉粧灰靑沙器)라고 부르면서 그 약칭으로 쓴 것이 일반화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한국도자사 전공인 김영원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장에 의하면 ‘실록’과 같은 당시 문헌에는 분청사기를 ‘백사기(白沙器)’ ‘백자기(白瓷器)’ 등으로 부른다고 한다.
분청사기에서 독특한 점은 거의 예외 없이 문양이 표현돼 있다는 사실이다.
재단법인 성보문화재단 호림박물관(관장 오윤선·서울 관악구 신림동)이 준비한 소장품 특별전 ‘분청사기, 자연으로의 회향:하늘ㆍ땅ㆍ물’(7.7~10.31)은 분청사기 문양에 구현된 자연을 집중 조명하는 자리가 된다.
이희관 박물관 학예실장은 “하늘을 통해 자유로움을, 땅을 통해 생명의 다채로운 변화를, 물을 통해 여유로움을 찾아내고 받아들이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문의 02-858-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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