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로 풀어낸 인생이야기

폴 퀸네트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번역 발간

시민일보

| 2004-07-05 21:23:42

“내 장례식 예배에는 사방에 낚시할 때 찍은 스냅 사진들을 많이 펼쳐놓게 하리라.

전시품 밑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을 것이다-눈물 고인 눈으로 보겠지.

‘나 때문에 슬퍼하지 마십시오. 신나게 낚시했으니!’”

낚시에 ‘미친’ 심리학자 폴 퀸네트가 살아오면서 낚시를 통해 순간순간 얻은 깨달음을 엮은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반드시 낚시를 해야 할 때가 온다’(바다출판사 刊)가 번역돼 나왔다.

언뜻 제목만 보고 낚시 관련 서적으로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살면서 부딪히는 사소한 깨달음의 계기들을 낚시로 풀어낸 에세이집이다.

글에는 성공과 실패, 삶과 죽음, 가족, 사랑, 우정 등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들에 대한 통찰이 담겨있다.
저자는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보는 방법으로 낚시를 이용한다.

“낚시를 하는 장소와 방법과 진행되는 상황 때문에, 또 낚시를 하면 그 사람의 공평성과 스포츠맨십, 윤리와 성실성, 신뢰성까지 파악이 되기 때문에, 낚시 여행은 사람의 성품을 알아보는 데 딱이다...”

그는 물고기에게서도 가르침을 얻는다.

“멋진 물고기를 놓치면 겸손해지게 되고, 우리는 그런 작은 겸손을 잘 이용할 수 있다. 또 멋진 고기한테 얻어맞고도 씩 웃으면서 승자에게 경의를 표할 수 있는 나이인 것도 행복하다”

저자의 삶이 묻어나는 90편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독자는 저자가 제시하는 즐거운 삶의 비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소중한 사람들 속에서 자신이 정말 원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하는 것, 그것은 바로 작가 자신이 살아온 삶의 모습이기도 하다.

공경희 옮김. 388쪽. 1만2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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