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금지약물 위반 각국 선수단 초비상

시민일보

| 2004-08-10 20:35:19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혈액 검사를 전 종목으로 확대하면서 선수들의 약물 복용 사례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적발된 대부분의 선수들에게는 출전금지 조치가 내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대회 개막을 불과 며칠 앞두고 각국 선수단은 선크림 로션조차 바르지 못하게 하는 등 선수 관리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약물 복용 선수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놓고는 국제 스포츠계의 두 거물인 자크 로게 IOC 위원장과 제프 블래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설전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잇따르는 금지약물 적발= 개막을 사흘 앞둔 10일(현지시간)에는 육상, 야구, 사이클, 카누 등 종목에서 6명의 약물 복용자가 추가로 확인됐다.

미국반도핑기구(USADA)는 시드니올림픽 400m 계주 금메달리스트인 버나드 윌리엄스(26)가 지난 6월 실시한 도핑테스트 결과 금지약물인 마리화나 성분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윌리엄스는 지난해 `인간탄환’ 모리스 그린과 팀 몽고메리 등을 연파하며 미국의 단거리 제왕으로 주목받고 있는 선수.

그러나 USADA는 금지약물 검사에서 처음으로 적발된 윌리엄스에 대해 국제육상연맹(IAAF) 규정상 경고 조치만 내리고 출전은 막지 않기로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앞서 아일랜드의 육상 10,000m 주자인 케덜 롬바르드(28)는 근육강화제의 일종인 EPO 양성 반응을 보여 출전 기회를 박탈당했다.

롬바르드는 지난 4월 육상 1만m에서 아일랜드 최고기록을 작성, 올림픽 메달 후보로 꼽혔었다.

또 스위스 올림픽위원회는 ‘98 월드챔피언십, ‘98 투르드롬바르디, 2000년 투르드스위스에서 우승한 사이클 대표선수 오스카르 카멘진트가 EPO 양성 반응을 보여 출전 대상에서 제외시켰었다.

이밖에도 스페인 카누선수 호비노 골살레스, 그리스 야구팀의 데렉 니콜슨과 앤드루 제임스 브랙 등도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을 보여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거물급 인사 도핑 처벌 수위 놓고 설전= 이처럼 잇따르는 약물 규정 위반에 대해 로게 위원장은 “스포츠를 망치는 위반행위”라며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날 IOC 총회에 참석한 로게 위원장은 “테러, 인종차별 등과 함께 약물 복용은 스포츠를 위협하는 요소”라고 지목하고 “이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로게는 이어 “약물 양성 반응이 늘고 있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말하면 약물 규제 움직임도 강화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추가적인 도핑 규제와 과학적 연구를 통해 약물에 대한 지도와 예방, 처벌에 힘쓰자”고 덧붙였다.

그러나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케이스별로 차별화된 FIFA의 약물 관련 처벌 관행이 `솜방망이 처벌’을 다른 종목으로 확산시킨다는 비난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블래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FIFA의 조치가 다른 종목에도 영향을 미쳐 약물 처벌을 약화시켰다고 하지만 우리는 현재 방침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규정을 위반했다해도 선수들은 나이와 복용한 약물 등 조건을 감안해 그에 맞는 적절한 조치를 받을 권리가 있다”며 “지구력과 스피드, 지적 능력이 고루 필요한 축구에서 몸무게를 좀 늘렸다고 좋은 선수가 된 사례를 본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