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근 돌아와 조갑제는 좋겠다
정 청 래 국회의원
시민일보
| 2004-09-16 20:09:19
{ILINK:1} 정형근이 돌아왔다. 참 잘되었다.
정형근 의원은 오늘 지난 14일 올림픽공원내 역도경기장에서 실시된 한나라당 중앙위의장 경선을 통해 42.2% 득표율의 압도적 지지로 5명의 무명후보들을 제치고 1위로 중앙위의장에 선출되었다고 한다. 축하할 일이다. 그는 “우리는 제2의 6.25에 직면해 있고 60여년 피땀 흘려 쌓아올린 정체성을 무너뜨리려는 전쟁을 하고 있다”며 “노 정권은 국보법 폐지를 통해 대한민국의 무장해제를 노리고 있고 수도이전으로 지배세력을 교체, 사실상 영구집권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선전포고를 멋들어지게 했다고 한다.
낭중지추(囊中之錐) 했던가? 한나라당에 정형근 만한 인재가 어디 있던가? 며칠 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앙다문 입으로 ‘믿습니다’만 연발하며 ‘국보법 폐지반대’ 1인 피켓시위를 하던 김용갑의원의 늙고 낡은 이빨 빠진 호랑이의 소극적 포효로는 어쩐지 한나라당답지 못한 시시한 처신이라 생각했다. 박근혜의 느릿느릿한 공주님 말투로는 안될 말이었다.
머리 허연 원로들도 거리로 나오는데 한나라당이 그렇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 언제 조선일보 조갑제에게 끌려가 호된 꾸지람을 들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기억하는가? 2002년 대선기간 중 당시 이회창 후보가 미군궤도차량에 희생된 효순이 미선이 추모집회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가 조갑제에게 ‘야물지’ 못하다고 야단을 맞은 일을! 조갑제는 며칠전 ‘어떻게 싸울 것인가?’라는 자신의 글에서 ‘노세력은 김정일정권과 남한내 김정일 추종 세력, 즉 종금세력과 직 간접의 연합전선을 형성하여 대한민국 수호세력을 공격하고 있다.’며 또다시 수구냉전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를 자임하고 나섰다.
그의 주문을 괴롭지만 한번 들어보자.
노무현 대통령은 파면을 면하고 현직에 복귀한 이후 남한내 친북-좌파세력의 응원하에서 김정일 정권이 염원했던 적전 무장해제 안건들을 차례로 들어줌으로써 노정권이 김정일 정권 및 남한내 종금세력이 하는 일들이 같은 흐름으로 정열되고 있고, 이들이 조국의 헌법을 어겨가면서 하려고 하는 일들은 무엇인가. 대한민국의 정통성 부정, 김정일 공산세력의 남한내 활동 자유화, 대한민국의 헌법체제 훼손, 대한민국 주류세력 약화, 보안법과 군대 등 안보 기관의 폐기 및 약화이다. 이는 대한민국의 해체가 아닌가.
합법적 저항 방법을 총동원해야 한다. 특히 헌법의 힘을 끌어내어야 한다. 노대통령의 행위가 외환의 죄, 내란의 죄에 해당하지 않는지 감시하고 연구하여야 한다. 노대통령의 위헌적 행위에 대해서는 정치적으로는 국회의 탄핵의결을 요구할 수도 있겠고, 외환과 내란죄가 명백하다면 고발할 수도 있다…. 국민들의 합법적 저항을 정권이 탄압한다면, 이 탄압에 김정일 정권과 그 추종세력이 가세한다면, 그리하여 국민들의 합법적 저항의 길이 봉쇄된다면 국민들은 헌법과 국가를 지키는 마지막 수단으로 저항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 조갑제 썰 끝.(반드시 귀를 씻기 바람)
과연 조갑제다. 조갑제의 이 같은 내란선전 선동 혐의의 발언이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새삼 놀랄 일도 아니다. 으레 그래왔다. 2004년 탄핵을 배후조종하기 전부터 그는 늘 그랬다. 2003년 8월에 이미 현 정권을 친북좌익 소수 정권이라며 군인들도 4·19때처럼 물리력을 행사하라고 선동하며 이는 합헌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국가보안법 위반 행위를 한 것이다. 이번에 또한 것이다. 정말 웃기는 일은 국가보안법 위반 발언들을 계속하면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지 말라고 하니 자신을 국가보안법으로 극형에 처해달라고 목을 내밀고 있지는 않는지 개그콘서트를 보는 기분이다.
며칠전 시국선언을 한 원로들은 이제 집에서 쉬셔야 할 것 같다. 용감무쌍한 사나이가 큰 칼 옆에 차고 나타났으니 말이다. 사실 나이를 먹었다고 모두 원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탄핵을 주도해 국회의원도 못하고 뒷방 노인신세가 된 박관용 등 탄핵세력들이 언제 존경받는 원로가 되었단 말인가? 일본군 장교 출신에 80년 광주때 국무총리를 지냈던 인물, 5공 시절 고문과 사찰의 음습한 냄새가 나는 악명 높던 안기부 출신과 언론통폐합을 주도했던 인물을 국민들은 존경하는 원로 엔트리로 껴주지 않는다. 전두환 노태우 시절 출몰했던 군사정권 시절의 흘러간 인사들이 어제의 용사들처럼 다시 뭉치는 것을 보니 국가보안법이 독재의 망령을 부르는 주술임에는 틀림없는가 보다.
조갑제는 참 좋겠다. 조갑제 마인드로 똘똘 뭉친 아니 국보법 경기 실전에 강한 선수가 돌아왔으니…. 자 그럼 실전에 돌입하라. 김근태를 칠성판에 다시 눕히고 전기로 지지고 80년대 미진했던 민주화운동 사건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하라. 아니 해방이후 국보법으로 처형했던 인사들을 본때를 보이는 차원에서 부관참시 하라. 다시는 국보법 폐지 세력이 발호하지 못하도록. 수유리 4·19 탑도 끌어내리고 80년 광주 민중항쟁도 빨갱이들의 폭동으로 재규정하고 광주항쟁 국립묘지도 폭파하라. 그래야 하지 않겠는가?
80년대 민주화운동에 대해 징역 10년을 받을만한 사건이 징역 5년으로 경미하게 처리된 경우는 철저히 진상규명하고 국가보안법이 적용되지 않은 국기문란 사건은 국보법으로 재기소하는 ‘국보법 기소를 위한 과거사건 재조사 및 위장 민주화운동 진상 규명 특별법’을 제정하라. 그것이 대한민국을 위해 하는 당신들의 신념에 찬 애국 아닌가? 조갑제와 정형근의 콤비네이션 플레이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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