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사업은 남성에 대한 전쟁선포’

서울시의원, 여성비하 발언 물의

시민일보

| 2006-11-19 14:33:35

서울시의회의 민선4기 서울시정에 대한 첫 행정사무감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일부 시의원들이 서울시 산하 여성기관을 상대로 한 감사에서 ‘양성평등 사업은 (남성에 대한) 전쟁선포’라는 등 상식 이하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19일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보건사회위원회 소속 A모, B모 두 의원이 지난 15일 열린 (재)서울여성, 서울여성플라자 등 서울시 산하 여성기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양성평등정책에 대한 몰이해를 드러낸 것은 물론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까지 던졌다는 것.

참석자들에 따르면 A의원은 “양성평등이 지나쳐 여성 상위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서울시가 예산을 투여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양성평등정책에 사용되는 세금을 낼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B의원도 “사업목적에 양성평등이 들어간 건 (남성에 대한) 전쟁선포”라는 발언을 내뱉은데 이어 “아내가 능력이 없어서 딸을 낳았다”, “투수가 아무리 잘 해도 포수가 잘못 받으면 안되지 않느냐”고 말해 참석자들을 당황케 했다.

이날 감사에 참석했던 한 피감기관의 관계자는 “의원들의 발언에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양성평등의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성차별·성희롱 발언을 서슴지 않은 두 의원들의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여성위원회는 지난 17일 오전 시의회 앞에서 “성평등에 대한 기본의식조차 없는 사람들이 시의원 자리에 앉아 있는 건 서울시민들의 불행”이라며, 이들 두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김혜원·나은화·서정숙, 열린우리당 조규영, 민주노동당 이수정 의원 등 여성의원들도 지난 16일 임승업 보건사회위원장을 면담, 해당 의원들의 공개사과와 위원회 차원의 유감표명 등을 요구했다.

/서정익 기자ik11@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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