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되는 연말 풍경
이 계 진 (한나라당 의원)
시민일보
| 2006-12-05 18:18:02
어린왕자 !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지?
거리에는 구세군의 냄비가 등장했고 사랑의 온도계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관심거리가 된 계절이야. 오늘은 세모풍경을 이야기 하고 싶어.
먼저 연말이면 사람들마다 모임이 너무 많다고 비명을 지르면서도 모임에 가야하고 또 그런대로 모임에 가서는 즐거워하는데… 재미있는 현상이야.
어른들의 세계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지?
주머니 사정이 어쩌니 저쩌니 해도 유명 음식점에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응, 그런데 말이야 한 손에 포크 또 한 손에는 나이프를 들고 서양 요리를 먹는 모습은 꼭 바닷가 갯벌에서 게들이 먹이를 먹는 모습과 흡사해서 재미있어.
올 연말에 계획했던 행사나 식사의 수준이나 단계를 하나씩 낮추어서 절약되는 돈을 사회를 향한 따뜻한 일에 쓰면 어떨까 하는데 만약 동의하면 어린왕자도 박수를 한 번 쳐줘!
두 번째 이야기는 국회 주변 이야기인데 이미 11월에 전초전이 있기는 했지만 새해 예산안 통과를 제때 할 수 있을지 걱정이야.
서로 발목을 잡는다, 정치공세다, 민생이 중요한줄 모르느냐, 국민을 뭘로 보느냐, 당의 명운을 걸겠다 하면서 부딪쳐야 하는데 그 모습은 마치 집단투계 장면이 연상되지.
각종 투계들이 모여서는 주인을 위해서인지 자신을 위해서인지 불확실 하지만 목숨을 건 듯 싸우는데 ‘쌈만 터지면’ 이해관계 여부를 떠나 나타나고 덤비는 쌈닭들도 있긴 있어. 스카우터의 눈길을 의식한 쌈닭 같아.
어린왕자!
세 번째 이야기야.
지구에는 왕자가 다녀간 사막과 초원 말고 바다라는 곳이 있고 남극과 북극에는 거의 사철 꽁꽁 얼어붙은 추운 곳이 있어.
그곳에는 좀 떨어진 태평양의 차가운 바위섬들에는 물개나 바다표범 혹은 강치들이 살고 있는데 그것들은 작은 바위라도 하나 있으면 그곳에 서로 먼저 올라가서 일광욕을 즐기곤 하지.
이미 11월에도 한두 번 본 풍경이지만 차갑고 먼 태평양 남단까지 가지 않더라도 세모가 다 가기 전에 국회에서도 흡사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걱정이야.
나도 지금 그런 예상 풍경을 그려보면서 부끄러운 마음인데 올해는 제발 피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투계의 모습이 되기도 싫고 바위섬에 올라간 물개의 모습이 되기는 정말 싫어서 말야.
세모 풍경은 예상을 뒤엎고 그렇게 뒤바뀌었으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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