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공무원의 이유있는 항변

이종덕(고양 주재)

시민일보

| 2007-07-02 21:12:24

며칠 전 한 공무원과 전화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고양시에서 추진되고 있는 재개발사업을 비롯, 뉴타운사업이 본격적으로 착수되는 시점을 맞아 여러 가지 사안을 취재를 하기 위한 인터뷰이었다.

요즘 사안이 되어 본지에 게재된 바 있는 불법 성토매립 처리과정에 대한 질문이 시작되자 그 공무원은 다짜고짜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사실 그의 항변이 지금 고양시에서 일어나고 있는 공무원들의 처해진 현실이라는 것이 십분 이해가 됐다.

덕양구 원당지구의 재개발 공사가 지난 4월말 착공되면서 현장 굴착작업에서 나온 잔토의 운반, 처리에 있어 인근 그린벨트 농지에 불법 또는 편법으로 매립하고 있다는 지적이 본보에서 보도되자 자신이 몸 담고 있는 부서가 표적이 되어 위로는 상사로부터 질책을 받는 한편 민원이 폭주해 며칠이나 고민 속에 밤에 잠도 못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FTA라는 큰 물결에 휩쓸린 농민들이 쌀농사에 비해 조금이라도 나을 것 같은 밭농사로의 전환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터라 농지매립이 대안이라 생각하고 있는 현실에서 법적 하자만 없으면 실행되고 있고, 이를 지도, 감독할 구청의 담당은 막상 다른 일도 차고 넘쳐 제대로 확인을 하지 못하는 사안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착공된 개발현장에서 나오는 100여 만 톤의 토사가 매립되어져야 하는 상황에서 공익요원을 포함한 자체인력 17명이 순찰활동을 펴고 있는 등 지역별로는 각 동사무소인력 1명씩을 지원받아 단속하고 있지만 현실을 대처하기에는 너무도 미약한 것이기 때문이다.


비단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 부서가 이곳 뿐은 아니다.

녹지조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결과로 인해 이제 제법 성숙기에 와있는 고양시의 녹지환경이 자원확보를 지나 관리기에 와있음에 불구하고 인력부족과 장비부족으로 인해 민원이 자주 발생하고 있지만 제 때 처리하지 못해 고민하는 녹지과의 공무원들이 그들이다.

이미 정해진 예산과 인력으로는 이를 관리하고 처리하는데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 된지가 이미 오래전 이기 때문이다.

건강한 나무가 모여 울창하고 푸른 숲을 만들 듯이 하나의 나무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더 큰 차원에서 숲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고양시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고양=이종덕 기자 jdlee@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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