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승리의 최소요건
맹형규(한나라당 의원)
시민일보
| 2007-08-13 22:17:52
경선까지 이제 일주일 남았습니다.
거칠어지고 치열해진 후보간의 경쟁으로 국민들은 이제 경선 후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렇게 이판사판의 경선과정을 거친 후에 한나라당이 단합해서 온전히 대선을 치를 수 있을 것인가, 혹 당이 분열되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정권교체가 또 물 건너가는 것은 아닌가, 국민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한나라당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중심모임은 대선관련 4차례의 세미나와 토론회를 거치며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분들의 충언을 들었습니다. 우리는 이를 통해 당과 각 캠프가 다음과 같은 그릇된 인식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첫째, 경선에서만 이기면 된다는 생각.
둘째, 현재의 높은 당 지지도와 후보의 지지도가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
셋째, 화합과 단합이 경선 후 자연스럽게 얻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
경선만 이기면 된다는 것은 자만입니다. 승자와 패자가 함께 본선 승리를 위해 매진해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이길 수 있는 것입니다. 중심모임은 제기되고 있는 여러 우려를 불식시키고,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당과 각 캠프가 유념하고 실천에 옮겨야 할 사항들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각 후보들은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해야 합니다.
패자는 경선과정과 그 결과에 관한 문제제기를 해서는 안 됩니다.
승리한 후보에 대한 어떠한 흔들기나 흠집내기도 결국 해당행위가 되고, 당이 경선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을 경우 본선에서의 승리를 바라볼 수 없게 됩니다.
둘째,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는 득표 2위 후보에게 선대위원장직을 제안하고 당사자는 흔쾌히 수용해야 합니다.
현재의 사생결단식 대결은 경선에서만 이기면 패배한 다른 후보들의 도움 없이도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오판에 기인한 듯합니다.
그러나 지난 2번의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 요인이 ‘오만’ 때문이라면 이번 선거에서 우려되는 것은 ‘분열’이라고 많은 분들이 지적하고 있습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습니다. 경선에 참여한 후보들 뿐 아니라, 당을 지지하는 모든 세력이 힘을 모아야 본선승리의 필요조건을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중심모임이 지난 6월26일 제안한 ‘공직후보심사단 제도’를 도입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이 제도는 공천심사위 구성시 국회의원, 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추천된 당내외 인사들 중 추천을 가장 많이 받
은 인사들을 중심으로 후보인단을 구성, 당 지도부가 그 중 일정비율 이상의 심사위원을 선임하는 방식을 말합니
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총선 공천이 투명해지고, 당의 실력자로부터 공천을 독립시킬 수 있게 되어, 현재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편가르기나 줄서기의 폐단을 근절할 수 있을 것입니다.
치열한 경선과정을 통해 후보 간 감정의 골이 깊어졌겠지만, 경선 후 깨끗이 승복하고 서로 협조할 경우 그 경선과정조차 아름답게 기억될 것입니다.
치열하게 경쟁하되 결과를 흔쾌히 받아들이고 함께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것, 이것이 국민들이 바라는 새로운 한나라당의 모습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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