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같은 너희들을 사랑한다

최 상 도 (해양경찰학교 총무과장 경정)

시민일보

| 2007-10-09 19:19:02



작은 인원이지만 때론 가족같이 희노애락을 느끼며 같이 생활하는 때도 잠시!

매월 한번씩 전역이란 이름으로 아들 같은 전경들을 떠나보낸다.

처음 만난 그들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머리스타일과 어색해 보이는 몸동작, 상급자에게 “충성”이란 커다란 구호를 외치며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에서 아직까지는 왠지 미숙함에서 오는 풋풋함이 느껴졌다.

입대 전 사회에서 디지털 문화에 익숙해 있던 그들이 통제된 아날로그 방식의 조직에서 참다운 사나이의 생활을 맛보기 위해 나름대로 방식으로 노력하려는 첫 시도인 것이다.

그런 그들이 해양경찰학교라는 울타리에서 하루 이틀 내무생활에 익숙해지고 선임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고참이 되어 간다.

그리고 가장 핵심요원이 되어질때쯤 그들은 어느덧 정들었던 내무반을 떠날 준비를 한다.

세월이 너무도 짧은것일까? 아니면 군복무기간이 짧은것일까?

마음 같아서는 그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생활하고픈데 그들은 떠나야 한다. 아니 내가 그들을 보내 주어야 한다.

항상 그들에게 미안한 것은 많은 것을 베풀어주지 못하고 나누지 못하였으며 공적제재를 가할 수밖에 없었던 나 자신이 그들과의 헤어지는 시간에는 그저 미안한 마음뿐이다.

어떠한 경우라도 때론 아버지 같이 가까이 하며 더 많은 사랑을 베풀 수도 있었을텐데…

항상 전역하는 그들과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이면 왜 이렇게도 부담스럽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걸까?

그래도 다행인 것은 건강한 몸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자 지원 입대하여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지고 부모님계신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음이 가장 큰 기쁨이며 행복이 아닐까 싶다.

그동안 고립되고 협소한 공간에서 엄격히 통제된 생활만을 하던 문화에서 전역이란 이름으로 사회에 돌아가서 자유분방한 디지털 세대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음은 남자로서 군 생활을 해본 자만이 느낄 수 있는 성취감과 해방감이라 생각한다.

이제 내무반을 떠나는 그대들에게 나는 환송 인사를 하리라.

그대들이 나를 미워했어도 나는 그대들을 사랑했노라고.

새로운 출발을 위한 이별. 가슴 뭉클한 미소와 축하의 마음 가득담아 그대들의 앞날에 축복을 빌어 주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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