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럽고 대견한 후배들
윤 용 선 (의정부 주재)
시민일보
| 2007-12-03 17:20:43
과거 60~70년대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며 우리를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게 한 근간은 ‘중화학공업육성’을 실천에 옮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 지도자였던 박정희 대통령은 우리의 부족한 기술과 기능을 개탄하며 이미 몇 걸음 앞서간 독일이나 유럽 등 선진국의 기술을 도입, 기술습득을 위한 기능인의 요람을 설계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국 곳곳에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공업고등학교와 기술학교 등 직업훈련원이 설립되기 시작했다.
이곳들에는 실습장 신축과 더불어 외국에서 들여온 선반, 밀링, 용접, 다듬질, 판금, 주물, 중장비, 프레스금형, 기계제도, 농기계수리, 전기, 전자, 화공, 배관, 동력배선, 건축, 토목 등에 관련된 기계와 기기들이 속속 메워졌다.
이 같은 정부정책에 힘입어서인지, 아니면 취직이 어려웠던 시기라 그런지, 수많은 학생들은 공업고등학교나 직업훈련원을 선호하면서 대거 몰려 높은 비율을 보이기도 했다.
이때부터 실습장에서는 매일 늦은 시간까지 도약을 위한 연마의 열기와 향학열이 불타오르고 있었으며 아마 그때 흘렸던 땀방울이 오늘날의 우리를 있게 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때 이미 2년에 한번 열리는 국제기능올림픽대회의 역사는 20회가 훌쩍 넘어가고 있었다.
그만큼 우리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 뒤처져 있었으며 외국에서 무엇을 연마하고 있는지, 또 어떤 대회가 있는지 조차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한국인의 섬세함과 예리한 눈으로 습득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2001년 한국에서 개최한 부산대회까지 모두 13번이라는 경이적인 우승 대기록을 수립하며 기술한국을 유감없이 뽐냈다.
올림픽 13번 우승. 이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그 결과 우리는 기술한국을 전 세계에 과시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우리 사회전반에 불었던 블루컬러라는 홀대풍조를 약화시켰으며 기능인들의 지위도 향상시켰다.
또한 기능인 저변확대와 더불어 수출호조는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이웃나라 일본 시즈오카에서 개최됐지만 또 우리가 종합우승을 거머쥐웠다.
이제는 우승이라는 소식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할 정도다.
이번 대회에서 경기북부의 의정부공고와 남양주공고 선수들이 금메달을 획득해 종합우승을 끌어올리는 인양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한다.
필자도 의정부공고 출신이지만, 참으로 후배들이 자랑스럽고 대견하다.
국내대회 1위가 곧 세계대회 1위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만큼 우리의 실력이 세계정상급이라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으며, 그래서인지 국가대표 선발은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다.
한번에 뽑는 게 아니라 2년간 전국대회 상위입상자들을 대상으로 3차례 국가대표 선발경기와 선수개인별 인성평가를 거쳐 최종 확정한다.
이쯤 되면 1, 2, 3차 운운하는 사법고시보다 더 어렵지 않은가.
대우와 보수도 그에 걸맞게 해줘야 한다.
그래야 발전하는 한국의 모습을 계속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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