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왕사신기결산 2>오직 ‘배용준’만을 위한 드라마

신비주의 벗고 팬들앞에 모습 드러내야

시민일보

| 2007-12-03 19:49:20

배용준(35·사진)의, 배용준에 의한, 배용준을 위한 드라마였다.

‘태왕사신기’에서 배용준의 빛은 너무 강했다. 다른 배우들의 매력이 희미해질 지경이다. 베니스영화제에서 수상한 바 있는 문소리(33)가 연기력 논란에 직면할 정도다. 배용준과의 조합이 어색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반면, 신인 이지아(26)는 배용준이 발탁했다는 이유만으로 신데렐라가 됐다.

배용준은 ‘겨울연가’로 한류 태풍의 핵으로 작용해 왔다. 하지만 이후 영화배우로만 연기했다.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와 ‘외출’에서 폭넓은 연기변신을 시도했다. 팬들은 안방극장에서 배용준을 보고싶어했지만 각종 CF와 ‘호텔리어’ 일본 리메이크 판의 깜짝 출연이 전부였다.

배용준이 다시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태왕사신기’는 화제에 중심에 섰다. 드라마 방송일정이 몇번이고 연기되고 표절, 역사왜곡 등 온갖 구설에 시달려도 주인공이 배용준이기 때문에 팬들은 기다릴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배용준은 이런 기대를 충족할 만큼 매력적이었다.

배용준은 연기를 그리 잘 하는 배우가 아니다. 그와 함께 작업한 관계자 대부분이 지적하는 문제다.

‘태왕사신기’를 통해 배용준은 많은 것을 얻었다. 무엇보다도 국내 인기를 재확인했다.


또한 외출’등을 통해 연기의 진정성을 고민했던 배용준으로서는 난처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의 연기에 대한 평가가 드디어 ‘태왕사신기’를 통해 가능해졌다.

그러나 배용준은 여전히 소통에 문제가 있다. 드라마가 4개월 가까이 방송되는 동안 한번도 팬들 앞에 나서지 않았다. 배용준이 참석하지 않는 바람에 ‘태왕사신기’는 제작발표회도 열지 않았다. 방송 전 특집방송에서도 배용준은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이후에도 드라마 관련 코멘트는 한마디도 없었다. “배용준이 부상투혼을 벌이고 있다”는 등 제작사의 홍보자료만 배포될 뿐이었다.

아직까지 배용준은 신비로운 존재다. 시청자들은 그의 허상을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진짜 배용준’을 보고 싶다는 열망이 크다.

배용준이 드라마 종방연이나 연말 MBC TV 방송대상 시상식에 모습을 보일는지는 아직까지도 미지수다. 일단 부상을 호소하고 있다.

그래도 배용준은 나타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완전하지 못한 드라마를 끝까지 사랑해준 팬들의 사랑에 보답한다는 측면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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