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찬 교육의 씨앗을 준비하며

노 재 열(인천 만석초교 교장)

시민일보

| 2008-01-03 18:52:42

교사라는 직업이 갖는 가장 큰 매력 중의 하나는 바로 ‘방학’이라는 것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견을 갖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교사들의 방학을 다른 직업인들의 휴가 개념과 같은 것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교사는 성장세대를 가르치는 특수한 신분이기 때문에 교직을 전문직으로 인식하는 긍지 있는 교원들이라면 방학을 결코 특별휴가나 연가쯤으로 생각하고 시간을 보내지는 않는다. 전문직은 직업상의 권리에 앞서 그 직업이 갖는 사회적 책무성에 충실해야할 의무가 전제되기 때문에 교사들은 방학기간 중에도 각종 연수를 받는 데에 여념이 없다.

특히 3월부터 시작되는 새 학년 새 학기를 준비하기 위해 겨울방학은 교사들에게 꼭 필요한 소중한 시간이다. 새 학년과 새 반, 새 아이들, 새 교실....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사에게도 3월은 숨 막히도록 긴장되고 가슴 울렁이는 시간들이다.

신규교사들은 그런 소중한 시간들을 시행착오로 채울 수 없기에, 경력 있는 교사들은 옛것을 그대로 답습하는 시간으로 보낼 수 없기에, 늘 새로운 시도를 향해 긴 방학동안 자기계발과 전문성 함양에 힘쓰고 있다.

우선 교사들은 수업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새로 맡게 될 학년의 교재와 교수법을 연구하게 된다. 특히 초등교사는 다양한 발달단계에 있는 아동들을 대상로 하고 다양한 과목을 가르쳐야하는 특수성이 있기에, 사전에 한학년 내지는 1년 간의 교육과정에 대한 연구를 소홀히 할 수가 없다.

또한 체육, 음악, 미술 등 예체능 과목을 대비한 실기연수를 받는 것도 방학 동안에 꼭 챙겨야 할 중요한 일이다.

어떤 교사들은 방학을 이용해 계절제 대학원을 다니면서 전공지식을 더욱 넓히기도 하고 컴퓨터를 통해 원격연수를 집에서 받기도 하며 업무에 필요한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한다.


다음으로 교사들은 생활지도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방학동안 여러 가지 자료를 수집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고안해 낸다. 새로 맡게 될 학급의 규칙, 인성지도, 창의적 교육 등 특색 있는 학급경영을 위해 관련 서적과 자료를 검색하기도 하고, 각종 자격연수와 상담연수, 세미나 등에 참석하기도 한다.

또한 방학 중에도 학생들이 규칙적이고 올바른 생활을 하고 있는지 점검하며 때로는 아동들을 인솔해서 캠프에 참가하기도 한다. 이때 교사는 계획에서 평가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해야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다.

장애·비장애 아동의 통합교육 캠프, 자연생태체험, 문화유적지 답사, 청소년 단체 수련활동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때로는 교사들이 방학기간에도 출근을 해 각종 공문서를 처리하기도 하고 학교관리와 교실환경을 꾸미는데 시간을 할애하기도 하며 분주한 겨울방학을 보내고 있다.

시대가 너무도 빠르게 변하고 있고 우리 아이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학부모들의 요구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변화하는 시대상에 부응하기 위해, 그리고 시대에 걸맞은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교사들은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는 브룩스의 말처럼, 이렇듯 끊임없는 자기연찬과 전문성 신장에 소홀함이 없는 교사들이 넘쳐나는 한, 우리 공교육의 미래는 더욱 밝을 것이라고 예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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