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산 주차료 포기 재고해야
윤 용 선 (동두천 주재)
시민일보
| 2008-02-24 18:15:13
소요산을 둘러싸고 벌이는 입장료 시비는 벌써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어떤 결론도 내지 못한 채 입장료 징수는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소요산(消遙山, 586m)은 경기의 소금강으로도 불릴 만큼 아름다운 산으로 천년의 사찰인 자재암과 보물 제1211호인 반야심경약소가 보관돼 있는 곳이다.
최근 16인으로 구성된 동두천 시민대표가 의정부 지방법원에 주차관련 입장료를 받아온 동두천 시장과 문화재관람료를 받아온 조개종 산하 자재암을 상대로 부당이득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입장료징수금지가처분신청은 이미 오래전에 소를 제기했지만 지금껏 법원에서 조차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시민들은 시와 시의회를 일순위로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쪽저쪽의 입장만 살피느라 소신이 결여된 행동으로 일관해왔다는 것인데, 그 때문에 자재암이 입장료 고수와 인상안을 마음 놓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청원서까지 제출하면서 이번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강수를 두고 있는게 아닐까.
만약 시민단체가 자재암을 압박하는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아무 말 없이 또 묵묵부답일 경우에는 주민의 이름으로 주민소환제까지도 동원할 것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사실 시나 의회에서도 자재암을 설득해 입장료를 폐지하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었다.
수차례 만나 대화를 나누는가 하면 불법사항을 고발하고 지급하려던 예산까지 삭감하는 등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할 일을 했었다.
그러나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자 불안한 주민들의 마음속에는 행정과 의회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을지도 모른다.
혹시 입장료 2000원 중에서 주차료 부분인 시 수익금 800원만 포기하고 나머지 자재암 수익인 1200원은 계속 유지될지도 모른다는 극도의 불안감 때문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어쨌든 시나 의회 모두 이제 힘을 합쳐 입장료를 폐지하는 일만 남은 것 같은데,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어 보인다. 바로 시에서 포기하고 만다는 주차료 문젠데, 포기는 쉽지만 주차관리는 누가하고 청소는 누가한단 말인가.
사실 1일 주차료 800원이면 엄청 저렴하지 않은가. 인근 시군의 시설관리공단에서 거둬들이는 주차료는 시간당 600원이고 1일 주차료는 1만5000원 정도다.
재정자립도도 부족한 동두천시가 무엇 때문에 외지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에게 주차장 내어주고 청소하고 관리해준단 말인가. 주차료 포기는 재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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