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이제 시작… 평양경기 대비해야”

對북한전 전술 구상·옥석고르기 시동

시민일보

| 2008-02-24 19:35:16

“예상보다 전력 세… 홍영조 가세땐 더 파괴적”

“이제 다시 시작일 뿐이다.”
태극호의 선장 허정무 감독(53)은 대회가 끝났음에도 휴식을 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월드컵 7회 연속 본선진출의 사명을 안고 나선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2차전이 다음 달 26일 벌어지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상대는 이번 2008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북한이다.

허 감독은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대회 마지막 경기인 일본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 나섰고 한국 취재진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이번 대회가 끝났지만 다시 시작이다. 다음달 평양에서 열리는 경기 준비와 훈련 방법, 선수 선발 등 모든 일이 산적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북한의 전력은 예상보다 더욱 견고하다는 평가다.

비록 마지막 중국전에서 심판의 애매한 판정과 중국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 때문에 1-3패배를 당하기는 했지만, 한국과 일본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쳐 각광을 받았다. 또한 이번 대회를 통해 동아시아 최고의 스타 공격수로 발돋움한 정대세(24, 가와사키 프론탈레)를 보유한 북한은 대회 기간 내내 최대 이슈였다.


오는 3월 26일 한국과 월드컵 3차예선 2차전을 치를 북한은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욱 향상된 전력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르비아 프로축구리그에서 뛰어 이번 대회에 불참한 홍영조(26)가 가세한다면 북한의 파괴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허 감독은 지난 일본전에서 스리백과 포백을 놓고 적잖은 고민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강한 미드필더 진영을 보유한 일본을 상대하기 때문에 포백을 사용할 것을 고려했다. 하지만 그럴 경우 측면 미드필더 선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스리백을 쓰면 측면에 배치된 미드필더들이 공격과 수비 임무에 혼선이 올 것으로 봤다. 오늘 경기서도 간접적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감독은 2주 앞으로 다가온 K-리그 2008시즌이 개막하면 다시 옥석고르기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그간 대표팀과 인연이 멀어졌던 미드필더 조원희(27, 수원)를 비롯해 박원재(24, 포항), 이종민(25, 울산), 수비수 곽태휘(27, 전남), 조용형(25, 제주) 등 신예들을 발굴하는데 성공했다.

허 감독은 리그가 시작되는 대로 경기장을 돌며 선수들을 관찰할 것이라며 “누구에게라도 문은 열려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